일단 반은 '저 아직 꿈 못정했는데요?' 라고 말할 것이고, 그러면 어찌되었던 과제를 시켜야 하는 입장의 교사로서 '그러면 니가 조금이라도 맘에 드는 직업이 없을까?' 라고 말도 안 되는 말을 해야하고, 그러면 시크한 6학년 언니 오빠 학생님들께서는 '없는데요?'라고 아주 무심한 듯 툭 던지듯 대답할 것이다. (그러면 내가 뭐라고 해. 없다는데, 그냥 아무거나 쓰라고 해?)
그래서 참 이런 교과서의 문제는 교사, 학생에게 모두 난감하다. 20대 취준생도 모르는 그 직업을 얘네가 어떻게 알 것이고, 그냥 희망사항이라도 얘기해보라고 한들...얘네도 성숙해서 자기가 안 될 것 같은 것은 말도 하기 싫어하는 것을.
사실 꿈은 직업이 전부가 아니다.
직업은 정말 아주 작은 일부일 뿐. 꿈은 그냥 평범한 일상일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냥 별 다른 생각없이 사는 아이들도 종종 있다. 근데 뭐 어른들도 워낙 그런 어른들이 많아서 뭐 대수롭지 않다. 아이들에게 이 단원을 어떻게 끌고 가면 좋을지 고민했다. 'DREAM'을 논하는 장밋빛 희망 가득한 단원에, 그냥 무미건조하게 직업 이름이나 묻고 답하기는 좀 서운하고 아쉬워서...
'What's your dream?' 에 대한 학생들의 대답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결론은 소크라테스의 '니 자신을 알라' 로 귀결되었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질문을 던져주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는데 직업이고 뭐고 고르기 힘드니까, 일단 네가 어떤 사람인지 탐구해보자로 시작했다.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은,
1. 널 뿌듯하게 하는 것.
2. 널 행복하게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곰곰히 생각해보고 적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질문의 답을 기반으로 너의 미래의 꿈같은 하루를 써보라고 했다.
( 덧붙여서 아이들에게 얘들아 이게 말이다. 비주얼라이징, 시각화이고, 이러면 너의 꿈에 가까워지는 방법이며, 많은 세계의 성공한 사람들이 이 방법을 썼다....라고 아주 장황하게 밑밥을 단단히 깔았다)
시간을 충분히 주고 나는 돌아다니면서 영작 도와주고, 정신없이 시간 보내며, 아이들이 나름 진지하게 임해서 스스로 흐믓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