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5.
주말에 시댁 농장에 갔다.
아버님이 일년동안 키운 벼 수확을 여적 못하고 있다.
어머님은 발을 동동 구르셨다.
수확하는 기계를 가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워낙 바빠서 차례가 좀처럼 안 온다고 했다.
그 사람은 오늘 온다고 했다가도 안 오고.
내일 온다고 했다가도 안 오고.
지금 가는 중이라고 했다가도 안 온다고 한다. 그러기를 2주째.
(이유가 뭔고 하니 오다가 누가 일을 해달라고 하면 중간에 잡혀서 한다고 한다.)
시골 일이란게 뭐 그렇겠지.
스케줄러에 꼼꼼히 써가면서 하는 일이 아니니까.
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근데 나는 저런 상황이 정말 싫다.
된다 된다 하다가 안되있고.
할 수 있다고 해놓고 안 하고 .
바로 된다고 하고선 아무것도 안 되있는 상황.
위법과 위약의 사이 경계에 있는
불쾌하지만 막 나만 열내며 화내기는 좀 애매한 상황.
그런 일이 뭐 흔하냐고? 살아보니 참 많다.
어쩌면 세상에 약속대로 되는 경우보다
그냥 흩어지는 말들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내 직업에 애착이 더더욱 생긴다.
정의가 살아 숨쉬는
나의 산소 호흡기.
바로 1학년 2반! (네, 올해 1학년입니다)
이 곳에서 나는 매일매일
옳고 그름을 따지고 있다.
선생님 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가을 밤.
+
받아쓰기 숙제 해온거
교사수첩에다 매일 똥그라미 쳐가며 체크합니다.
틀린거 2번씩 써온 것도 체크해야 되서
받아쓰기 점수도 깨알같이 다 적어놓습니다.
숙제 안하면 아주 아작이 난다는 것을 실감한
1학년 꼬맹이 녀석들은 요즘 숙제100%를
매주 달성하고 있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