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드네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당신을 매우 사랑하게 될 것 같다구요. 나는, 당신을 첫눈에 알아볼런지요. 그대는, 나를 첫눈에 알아볼런지요. 서로를 못알아보지는 않을지, 또는 한쪽만 오랜시간 짝사랑을 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무언가 씁쓸한 요즘입니다. 나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쓰려하는 사람이더군요. 나, 신재석, 이라는 사람에게는 큰 관심이 없지만, 그냥 나를 사용하고 싶은,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말입니다. 나는 밥을 사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 본인이 한번은 사줘야겠다고, 밥만 사주고 띡하니 가버립니다. 참 웃겨요. 본인들 마음 덜 괴로우려고 본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은혜를 갚네요.
당신은 어찌 생각하는지요. 기독교인은 호구가 맞아요. 그래서 나는 화가 나도 호구처럼, 그냥 나를 이용하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먼저 이용하라고 말해버려요. 이렇게 말하고 도와주지 않으면 안되니까. 사실은요, 사실 아무도 돕고 싶지 않아요. 진짜 내 사람들만 챙기고 싶어요. 이렇게 미친놈처럼 섬기지 않아도, 그냥 필요한 사람들, 친한 사람들 이외에는 정리해버리고 싶은데 말이죠.
그래도 나는 해내야만 하겠죠?
나는 큰 기대 안하기로 했어요. 나는 민폐인게 맞으니까, 아마 말 거는 것 조차 민폐일거에요. 이 또라이랑 대화 해주는 것 만으로도 고마운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나의 호의가 좋아서 온 사람들은, 내가 필요 할때만 찾거든요. 내가 조금의 대화라고 할라치면, 하핫, 답을 해주질 않는걸요? 근데 도움이 필요하면 나를 엄청 부르네요.
내 수준은 딱 여기까진가봐요. 몇년째 이 씁쓸하고 외롭고 현타오는 이 기분은 사라지지 않아요. 아마 내가 바란게 있어서 그럴거에요. 나는 좀 더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들은 나를 어떻게 보는지 알게되어서 말이죠.
그래서 난 교회가 싫어요. 아아, 너무너무 싫어요. 하나님만 아니였으면, 난 교회를 부수는 사람이 되었을거에요. 나는 반드시 모든 교회를 무너뜨리고 말았을 거에요. 가식적이고, 어리고, 멍청하고, 둔하고, 게으르고, 지멋대로인 이기적인 사람들. 그냥 차라리 나도 그들 중 하나가 될껄. 그랬으면 외롭지는 않을텐데 말이죠.
사실 그래요. 이 글들을 쓰게 된 계기는, 기다리다 지쳐서 땡벌이기 때문이에요. 진짜 너무 외로운걸요. 진짜 너무 사람이 고프고, 기대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어서, 조금만 기대할만 하면 와르르 다가가게 되어서 상대를 힘들게 한적이 좀 있어서, 나는 무서워요. 나는 당신을 어떻게 대했을까요? 와르르 무너져 기대어 버렸을까요? 아니면, 아니면 천천히 잘, 경계하고 조심하면서, 그대를 대하여 주었을까요?
어쩌면 나는 이 글들이 전해지기 전에 천국을 갈지도 모르죠. 나는 당신을 만나지 못하고 갈수도 있을거에요. 죽을 날은 내가 모르니까. 근데, 그래두요, 언젠가는 오겠죠? 누군가는 와주겠죠? 내가 누군가에겐, 터놓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게 당신이 아닐수도 있지만, 당신이였으면 좋겠네요.
몇개가 쌓일지 모르겠는 이 일기가, 나중에 당신에게 어떤 마음으로 다가오게 될지, 이걸 읽으면 무슨 표정을 지어줄지, 너무 궁금해요. 로맨틱하진 않지만, 이건 내 증표에요. 신재석이라는 사람은, 천천히, 6년째, 당신을 기다리고 있노라, 라는. 하지만 난 찾기도 할거에요. 굳이 안만나지는 않을거에요. 그러니 나를 빨리 찾아줘요. 이상한 사람에게 가기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