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썸머 Jun 27. 2020

언젠가 너와 나-윤지영

좋은 노래

https://youtu.be/CiTbFgyxyHY

최근 내가 민수, 우효와 함께 빠져 있는 뮤지션 윤지영. 너무 좋다. 노래가 너무 좋아. 코로나 시대에 만약 앞으로 공연을 한 번만 갈 수 있다면 어딜 가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있는데 고를 수 없으므로 글래스톤 베리에 가야 하겠다 마음먹었다. 거기에 꼭 윤지영 씨가 나왔으면 좋겠다. 꼭.


이 노래 가사가 정말 좋은데


언젠가 너와 나 둘 중에 누굴 선택해야 한다면
난 너를 고르고 멀리 떠날래


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이건 어떤 마음일까.

어떤 날은 이 가사가 너를 버리겠다는 말로 들리고 어떤 날은 나를 희생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난 꼭 나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가끔은 그렇게 못할 것 같아서 두려워지기도 한다. 나를 포기하고 겨우 얻은 게 너라도 괜찮을 것 같은 날들. 그것보단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데!

어찌 됐건 가사 속의 둘은 언젠가는 영영 못 보는 사이가 될 것이다. 이별이란 관계에서 유일하게 예측 가능한 미래이다. 그 미래를 위해 ‘오래 기억될 무얼 남기겠다’는 말이 너무 이해가 된다. 어렸을 때 이 가사를 들었다면 이해를 못했을 것 같다. 왜 먼 미래를 애써 걱정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어린날의 시절이 아름운건 그 시절엔 삶이 단순했기 때문이 아닐까. 삶이란 얄궂게도 알면 알수록 복잡해져서 어떤 날은 괴롭기까지 한다. 하지만 괴로운 게 싫다고 어린 날처럼 지나치게 삶을 단순화해 버린다면 못 보고 지나치는 것들이 너무 많아질 것이다. 삶을 마구 놓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으니까 삶의 세부 사항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열심히 알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감정이 다한 이별도, 죽음으로 인한 물리적 이별도 삶의 일부라는 걸 받아들이는 거다. 우리의 시간은 너무나도 짧고 관계란 유한하기 때문에 충실해질 수 있다는 것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인간은 모두들 약간씩은 슬프다고 한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아니 이별이란 미래를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은 슬프지만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미래가 나의 현재를 잠식하게 둘 수는 없다. 오래오래 기억될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 그게 뭘까? 하고 묻는다면 나는 애니메이션 UP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를 떠올리게 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별거 아닌 일들이 가장 기억나는 일들이에요

That might sound boring, but I think the boring stuff is the stuff I remember the most.

작가의 이전글 인도 101 - 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