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썸머 Jul 30. 2020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

최준철, 김민국

2020년 3월은 주식 투자자에게 있어 있지 못할 달이다. 기존 투자자에게는 엄청난 마이너스 수익률을 가져다 줬고 신규 투자자에게는 다시 없을 기회의 순간이었다. 주식을 가지고 있던 나는 그 폭락장에서 너무 무서웠는데, 생각해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망할 회사도 아니고 여전히 가치를 가지고 있고 수익을 내는 회사들이었는데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 모르겠다. 주식 투자의 두려움을 이겨내고자 가치투자 책을 몇권 추천받아 읽기 시작했다. 첫번째 책은 최준철, 김민국 씨가 저술하고 2004년에 1쇄를 찍은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이라는 책이다. 16년전 책이지만 투자 철학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재밌게 읽었다. 누군가 가치투자에 관심있다고 한다면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책에서 재밌었던 포인트중 몇가지를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 고점에서 사서 소위 물린 종목을 기약도 없이 오래 보유하면서 장기투자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계신데,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장기투자가 아닙니다. 장기투자라는 개념은 보유 기간뿐 아니라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까지 기다리는 과정도 포함합니다. 즉, 보유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그 기업에 대해 오래 연구를 했고 자신감있게 장기적으로 보유할 수 있느냐의 부분도 장기투자에 해당한다

>기업발굴 포인트-주변에서 찾아라. 히트상품을 찾아라.

>기업발굴 포인트- 독점 기업을 찾아라.

>어떤 산업의 환경이 더욱더 악화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산업 내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면 성공한다는 것이다. - 피터 린치

>독점형 기업을 찾아라. 누구나 운영하기 쉬운 사업이어야 한다


장기투자에 대한 정의를 단지 기간이 아니라, 이 종목을 보유하게된 이유를 스스로 알고 심지어 매수 전에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포함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가치투자자는 기업의 그래프가 아니라 기업 자체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인데, 특히 숫자에 대한 믿음이다. 그런 면에서 현재 IT주식은 가치투자자에게 말도 안되는 주식일 것이다. 그래서 IT 기업이 성장할 때 가치투자자들은 수익을 그만큼 못 낸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내제 가치를 믿을 수 있는 기업을 산다는, 어찌보면 투자의 정석 같은 얘기는 귀담아 들을만 하다.

또 재밌었던 것은 종목 선택에 있어 독점 기업을 선택하고 바보라도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을 눈여겨 보라는 점인데, 소비자 입장이나 시장 윤리적으로는 별로인 기업일지라도 사실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건 사업적으로 엄청난 메리트다. 버즈빌 공동대표중 한분인 이관우 대표님도 버즈빌 사업 분야가 어떻게 하면 시장의 어떤 한 부분을 독점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신다. 특허 좋아하시고! 그걸 보면서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투자의 관점에서는 아주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그리고 누구나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기업에 CEO 리스크가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한테 기업이 넘어갔더니 갑자기 망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이 책이 입문용으로 너무 좋은 이유는 온갖 투자 용어를 상세하게 풀이해 준다는 점이다. 아직 익숙하게 그 뜻을 알아차릴 정도는 아니지만 용어를 봤을 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투자는 끝없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점도 재밌었다. 내가 일하는 분야랑도 그런면이 비슷한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후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