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리고 얻은 깨달음
코로나에 걸리고 일상이 마비가 됐다. 몸이 아픈 것보다 뇌가 아픈 기분이었다. 하루 종일 멍한 상태였다. 유튜브로 시간을 때우고,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마음은 불편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과연 맞을까. 몸이 아픈 와중에도 나는 휴식에 집중하지 못했다.
내 마음에는 조급함이 가득했다. 헬스를 시작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쉬어도 괜찮을까. 글을 열심히 쓰고 있었는데. 이렇게 쉬어도 괜찮을까. 이제야 독서에 재미가 붙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레 손을 놔도 괜찮을까.
삶의 톱니바퀴가 잘 돌아가다가. 멈춘 기분이다. 가만히 누워있으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차고 넘쳐. 도저히 가만히 있지 못하겠다. 책을 꺼내 읽어도 머릿속에 글자가 들어오지 않는다. 유튜브를 봐도 집중이 안 된다.
오늘따라 혼자 있는 집이 더 넓어 보이고, 더 공허하게 느껴진다.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이 넓은 공간이 나까지 먹어치울까. 계속해서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고, 인스타그램을 들어가 사람들의 소식을 훑는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세상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데. 나만 제자리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물결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뒤처질 텐데. 마음속에는 불편함만 쌓여간다.
나는 왜 조급한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기 때문인가? 마음이 조급해지면 좋을 게 있나? 없다. 천천히 나만의 템포를 유지하면 된다. 다시 한번 정신을 다잡고, 이겨내면 된다. 조급함은 언제나 내 발목을 붙잡아 아래로 떨어뜨릴 뿐이다.
나는 괜찮다. 이대로도 충분하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충분한 상태에서 더 나아지는 일뿐이다. 나는 비어있지 않다. 가득 차 있다.
눈을 감고 위 말을 되새긴다. 조급함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망쳐버렸는가. 조급함은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뼈저리게 몇 번을 느꼈는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순 없다. 남들의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지 말자. 그들의 성공 뒤에는 수많은 고통이 있었을 테다.
나의 고통이 내 성공의 밑거름이 되길. 나중에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이 글을 보고 '그때의 고통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라는 말을 당당하게 뱉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