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떠나 보낸다는 것
1월 1일부터 1월 6일까지였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휴가를 마치고 복귀했다. 아니 복귀했었다. 휴가는 그렇게 즐겁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그냥 감기에 걸려서 제대로 못 보낸게 아 쉬울 뿐
그렇게 난 애써나온 휴갈 마무리하고 부대로 들어갔다.
그리고 오늘 아침,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평소 아침 일찍부터 전화통화를 하지 않았는게, 난 별 의심없이
'내 몸 상태가 걱정되셔서 전화하셨나?'
하고 전활 받았다.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린
감기에 목이 잠겨있었다.
난 내가 감기가 옮겨간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아서
"어머니 괜찮으세요? 전 좀 나아졌는데"
하고 말을 건냈다.
그리고 돌아온 말은 감기와 전혀 상관없는, 마음 아픈 한 마디였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
나는 순간 멘탈이 나갔다.
휴가 나온 첫 날 할머니를 뵙고 조금이라도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할머닌 감기기운이 있으셔서 거의 누워만 계셨다. 난 그런 할머니께서 빨리 나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배를 끓여서 갈아 드렸다. 그렇게 단순한 감기라 생각했는데, 원래부터 심장이 안좋으셨던 할머닌 갑작스럽게 내 곁에서 떠나가셨다.
나는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부대에 사정을 말하고 복귀하자마자 다음 날인 오늘. 다시 휴가를 나왔다. 이제 껏 휴가는 즐거운 것. 행복한 것 이라 생각했는데, 휴가 나오는 마음이 이렇게 무거울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 발걸음이 왠지 모르게 무거웠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온 몸이 어딘가 묶여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는 걸 보면 생각보다 내게 온 충격이 작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난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죄스럽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 뿐. 눈물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할머니를 뵙고 돌아온 날. 할머니께선 내게 따뜻한 밥 한 끼 차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우셨다고 한다. 항상 받기만 하고 못해드린 건 난데... 왜 할머니께서 내게 미안해 하셨던 걸까
그래서 난 할머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눈물이 나오지 않아 울며 보내드릴 수도 없다.
그렇다고 남겨진 이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낼 용기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내 마음과 생각을 글로 쓰는 것 뿐.
그래서 난 지금 계속 글을 쓴다.
내용도 순서도 흐름도 엉망인 글을 적어본다.
할머니를 위해 글을 쓰자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나오는 것들은 나를 위한 글.
할머니께 죄송하고 죄송하고 죄송하다.
결국 난 할머니께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쿨하게 보내드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울며 붙잡을 수도 없다.
애써 글로 날 붙잡으며 할머니를 떠올릴 뿐.
못난 손잔 할머니께 말하고 싶었다.
사랑한다고 죄송하다고 오래 오래 건강히 곁에 계셔주셨으면 한다고
이젠 전할 수 없는 이 말이
이젠 전할 수 없는 이 마음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