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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남은에어팟 Jul 02. 2019

15. 나이가 들어가는건 슬프지 않아

무용(無用)한 것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깔깔거리는 나이'라는 표현이 존재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떨어지는 낙엽에 깔깔 거릴 수 없게 된걸까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시절은 지옥이라면 지옥이다. 아침 일찍 학교로 들어가서 해가 질 때쯤 풀려나고 공부라는 절대적인 명제 아래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공부라는 이름 아래 어린 나이에 친구들은 견뎌야 한다. 싫은 것도 해야하고 싫은데 좋다고 믿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면서 그때만큼 많이 웃던 시기가 있었나 싶다. 


요즘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자극'이다. 


예전의 즐거웠던 것이 이제 즐겁지 않은 나이가 되간다. 안정감이 주는 행복감과는 분명 다른 문제다. 



첫사랑의 감정을 기억하고 있는가. 

이제는 가물가물해진 그 이야기, 20대 초반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기저기 말해도 분이 풀리지 않는 느낌이었던 그 애절한 이야기가 이제는 무뎌졌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랑에 설레는 것도 아니다. 한번 무뎌진 감정은 다시 그때 만큼 타오르긴 힘든 것 같다. 오랜만에 연애를 시작할때 설레임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처음 만났던 그 여자친구와는 다르다. 그 사람이 특별했기 보다는 그 숨막히는 자극에 정신을 못차렸던 것 같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일이 생겨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흥미가 떨어진다. 

해외로 여행을 가면서 새로운 곳을 살펴보고 그곳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즐거웠는데 이제는 그닥 즐겁지도 않다. 


결국 기존의 자극은 경감되고 새로운 더큰 자극을 찾게 되며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

자극이 아니라 다른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하는 나이일까.

그렇게 안정감을 찾고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삶을 받아 들여야 하는 걸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나이에 맞춰 무뎌진 감정은 단지 숫자에 불과하진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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