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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남은에어팟 Jul 25. 2021

6. 자전거 보조바퀴

Under 8

아파트 단지내에 모든 것들이 모여있던 어린시절에 지금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넘쳐났었다. 

그리고 모르는 애건 아니건 그냥 어우러져서 놀았다. 어떻게 친구가 되는지에 대해선 고민할 필요가 없는 시기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시기에 처음으로 찾아온 시련은 자전거 보조바퀴였다. 두발 자전거를 타긴 타는데, 넘어지지 않도록 자전거 양옆에 보조바퀴가 달려있었다. 그런데 이 보조바퀴는 아무래도 걸리적 거리고 속도가 덜 날 수 밖에 없다. 보조바퀴가 없어도 잘 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엄마는 절대 그 바퀴를 떼지 못하게 하셨다. 


엄마의 생각과 내 생각이 맞지 않은 거의 최초의 사건이 아닐까 싶다. 


나는 경비실 아저씨에게 가서 보조바퀴를 떼어달라고 부탁드렸다. 그 바퀴를 어쨋는지는 모르지만, 엄마의 말을 거스른다는 마음에 조마조마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마음도 잠시, 보조바퀴가 없는 내 자전거는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빠르게 나아갔던 것 같다. 그 행복감에 취해버렸었다. 

이때의 나이가 4살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이가 더 들어가며 엄마가 원하는 아이와 내가 바라는 스스로의 모습이 다른 경우가 생겨난다. 

내가 바라는 걸 이루자니 엄마의 사랑과 애정이 마음에 걸리고, 원하는걸 하지 못하면 또 참지 못한다. 


오토바이가 그랬고, 자취가 그랬으며 사업이나 수염을 기르는 것 등이 앞으로 다가올 엄마가 원치 않는 미래였다. 


엄마가 세상의 규칙이었고 그 규칙을 거스르는데서 오는 조마조마한 마음,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내가 좋아하는것, 원하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 듯 싶다. 세상의 규칙은 이제는 생각해보면 딱히 없다. 사회적 규범은 이제 모두 인지하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유일하게 이제는 나를 옭아 매는 규칙이라면 규칙이다. 

그런 규칙을 넘어서면서도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게 내 본성이자 원하는 바가 아닐까


보조바퀴를 떼면서 나는 내 자신에 대해서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어릴때 세상을 둘러본다는 것은 사실 어쩌면 내 자신을 둘러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썸네일 

스왈로테일 Swallowtale 18SS 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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