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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Lynnland Jul 23. 2021

2년 전,하고 싶은일을 찾겠다던 저의 근황은요..


지난 2019년 3월,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며 기존 직장 퇴사 후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저는 단 4편의 글을 끝으로 글 쓰는 것을 중단했었어요. 


마지막 글 > https://brunch.co.kr/@lynnlynnland/33


갑자기 글을 쓰지 않은 이유는, 온라인 마케터로 이직을 하게 되고 새로운 회사에 정신없이 적응하느라 바빴기 때문인데요..!  (네 결국은 마케터로 직종을 변경했습니다!) 

마지막 글 이후로 제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궁금하다는 댓글과 메일이 아주 조금씩 꾸준하게 있어서 이렇게 근황 정도는 알리는 게 맞겠다고 싶어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방황하는 작고 하찮은,,,, 영혼에게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ㅠㅠ 덕분에 저 혼자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고,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누구나 거쳐가는 성장통이었구나 하는 걸 깨달았거든요.)


자 그래서, 저의 근황을 말씀드리면! 

한 달 전 이직한 회사도 퇴사했습니다! 

이로써 저의 경력은 숙박업 2년 + 해외영업 2년 + 마케터 2년 6개월이 되었네요. 


퇴사한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적이지만, 다행히도 마케터가 적성에는 잘 맞았나 봐요. 

해외영업을 할 때보다 훨씬 재미있고 보람차게 회사를 다녔거든요. 아마 다시 회사를 다니게 된다면 그때에도 마케팅을 할 거라는 건 믿어 의심치 않아요. (이것만 해도 넘나 큰 수확인 것..)


아무쪼록 이런 제가 퇴사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작년에 결혼을 하게 되면서 생긴 새로운 관심사인 '건강' 때문이에요. 2년 전만 해도 저는 내가 재밌고 보람차면 야근을 얼마나 많이 하던 크게 개의치 않는 사람이었는데 결혼하고 나니 '건강하게 일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부부가 오래오래 행복하고 마음 편안하게 살기 위해선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건강한 삶'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깨달은 거죠.


제가 이직한 회사는 에듀테크 기업, 즉 교육업계였는데요, 중견 규모의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동종업계끼리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 근무 강도가 빡셌어요. 야근이 일상인 회사에서 2년 정도 버티니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매일 조금이라도 빨리 퇴근하고 싶어서 저녁을 거르고 일하다 보니 끼니때를 놓치는 건 물론, 남편과 함께 대화하며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날도 잘 없었어요. 

퇴근시간이 빠르면 8시, 보통 9시-10시였기에 퇴근 후 대충 때운 저녁식사는 당연히 소화가 안돼서 한밤중에 답답한 가슴을 치며 일어나 허공을 바라보고 멍하니 앉아있는 날도 많아졌습니다. 

체력이 부족하니 무기력증까지 생겨 주말에는 누워있기만 했고요..


'이상하다. 일은 분명 재밌는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

'이렇게 일하면 10년 후 내 몸은 어떻게 더 망가져있을까?' 

'우리 부부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걸까?' 


와 같은 고민이 많아졌고 남편과 매일 밤 대화를 한 뒤 내린 결론은 '당분간 쉬면서 망가진 몸을 회복하고 건강을 찾자.' 였어요. 체력이 부족하고 건강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을 지속하는 건 향후 5년만 봐도 얻는 것보다 잃을게 더 많다는 건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더 먼 미래의 저를 위해 퇴사를 결정했어요. 


지금은 퇴사한 지 한 달 하고 조금 넘었는데요, 큰 맘 먹고 1:1 필라테스도 끊고 주 1회 1 산에 오르며 남편과 공동 취미로 등산도 시작하여 나름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요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은 '퇴사하길 잘했다!'이고요, 

그다음 많이 하는 말은 '건강한 취미가 나에게 이렇게 충족감을 줄 줄 몰랐어!' 예요. 


여전히 벌어먹고 살 걱정과 애매한 커리어에 잠들기 전 고민이 많고 겁도 나지만, 확실한 건 건강이야말로 인생을 멀리 봤을 때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필요한 스펙이란 걸 잊지 않으려고 해요. 


이렇게 2년 만에 글을 쓰고 보니 지난 2년간 제 삶에 명쾌하거나 사이다 같은 결말은 조금도 없네요. 

여전히 방황 중이고요.. 

그래도 바뀐 게 있다면, 2019년에는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할까?'가 저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면, 2021년의 저는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로 바뀌었다는 정도겠어요.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에 대한 첫 발을 내딛었구요! 이렇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거겠죠.


혹시 내가 여전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면, 무슨 일이든 벌여보고 일단 그냥 도전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뭐라도 하면 그 다음이 오더라구요.  


비록 취업준비글은 중단되었지만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제가 왜 '교육업계'로 이직하였는지, 그 곳에서 마케터로서 무엇을 배웠는지 등 직무 이야기를 해볼게요! 그럼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장인의 삶도 좋았지만
일단은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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