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안식년을 가져보기로 했다
7년 만이다. 처음 해보는 퇴사도 아닌데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꽤나 낯설다.
10년이 넘는 직장생활 중, 가장 오래 일한 나의 세 번째 회사. "아직도 거기 있어? 대단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버텼고, 나름 인정받으며 탄탄대로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 안에 있던 팽팽한 실이 '탕'하고 끊기는 것 같은 순간이 찾아왔다.
언제부터인가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를 입버릇처럼 내뱉더니,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덮쳤다. 외국 동료들과의 시차로 인해 늦은 저녁시간 회의가 잦았던 이유도 있었지만,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욕심 때문에 개인적인 생활 없이 일에만 매달렸다. 그렇게 긴장상태로 몇 년간 일에만 몰두하는 생활이 지속되면서 나는 지쳐 무너졌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직장생활을 통해 돈도 벌면서 지식도 쌓고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 그렇지만 더는 인생의 재미를 느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나의 하루들은 살아있어서 살아야 하는 날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달라지기로 했다. 나의 시간을 다르게 써 보기로.
약간은 충동적인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그렇게 나는 내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나의 안식년을 가져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