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자르려고 했는데 25cm의 벽은 높았다
머리카락이 너무 길어서 자르는 김에 기부도 하려고 여러 정보를 찾아봤다. ‘어머나 운동본부’라는 홈페이지가 있는데 거기서 머리카락을 기부받고 있었다. 나에게는 자꾸 길어서 불편해지는 머리카락인데 이 머리카락이 가발로 바뀌어서 어린 암환자들의 자신감을 높여준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품이 들더라도 가발을 만들 수 있는 길이에 맞춰서 자르고 우편으로 보내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용실에서 자를 때는 30cm 자, 머리카락을 담을 봉투나 지퍼백, 묶고 자를 수 있는 머리끈이 필요하다. 그리고 꼭 25cm를 자로 재서 머리끈 위로 잘라달라고 미용사에게 얘기해줘야 한다.
정말 싹둑 잘라서 머리카락이 한순간에 없어져 버렸다. 스타일에 대한 생각은 별로 없어서 이제 머리 감을 때 편하겠다 정도로 긴 머리를 잃은 타격감은 적었다. 상한 부분이 잘려나가니까 머릿결이 더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머리가 이제 무겁지 않고 가벼워서 너무 좋다.
자른 머리는 이렇게 지퍼백에 담아서 내일 우편으로 보낼 예정이다. 그래도 한 300g은 되지 않을까? 그럼 내 몸무게가 한 300g 정도는 줄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나는 30cm 조금 넘게 잘라서 넉넉하게 보내지만 머리카락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꼭 미용사에게 25cm를 맞춰달라고 부탁해보자 . . . 나는 실패했다.
또 열심히 길러서 두 번째 머리카락 기부를 하게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