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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쳬쳬 Jul 08. 2023

잠 못 드는 이야기꾼

장르 불문, 소재 불문, 외부기억저장소

생각의 환기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내게 해당하지 않는 말이다. 나는 늘 체력이 부족하고 완성도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잠에서 깨어나면 뇌에 산소를 공급하고자 커다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환기는 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벽에 방 안에 고여 있는 공기를 내보낼 계획을 하는 것처럼, 밤새 고여 있는 생각을 반대 입장에서 반박하곤 한다. 고여있는 생각은 대부분 영감은 얻었으나 그것을 현실에 적용할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럴 때는 생각을 전환해, 반대 방향에서 고여있는 생각을 향해 논리를 전개해 본다.​


고전 논리에서 한 쌍의 명제가 서로 대우라면, 이 둘은 항상 논리적 동치이다


- 위키백과, 대우(논리학)


참인 명제는 대우도 참인 것처럼, 대우가 거짓이면 명제도 거짓이다. 생각의 환기는 대우의 논리를 세우는 과정을 통해, 고여있는 단편들이 계속 지속할 만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시켜 준다.

방 안에 공기가 충분히 환기되고 나면, 창틀에 팔을 괴고 담배 한 대를 태운다. 바닥의 열기가 창을 통해 빠져나가는 과정 가운데, 담배 연기는 역류하지 않고 창밖으로 흩어진다. 담배 한 개비를 온전히 피우며, 그날의 사주 리포트를 체크한다. 새벽녘 환기 과정에서 나의 체온을 지켜줄 잠옷이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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