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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한별 Apr 18. 2016

아이언맨 3-2.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Avengers: Age of Ultron(USA, 2015)

정의는 승리한다는 간단 명료한 주제를 가지고 있던 히어로 영화가 새로운 물음을 던진다. 이 질문은 최근 몇 년간 정의가 ‘왜’ 승리하냐는 것으로 시작해 현재는 ‘무엇'이 정의인가?로, 정의의 본질적인 영역에 대한 탐구까지 이르렀다.

이 담론은 시대적 상황과 더불어 사회정의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한국 관람객들에게 꽤나 매력적인 소재로 다가왔다. 한국에서 히어로 영화의 승승장구는, 마치 2010년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모은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정의'는 무엇에 의해 판단되는가?

마블 영화가 다루는 정의에 대한 관심은 ‘윈터솔저'에서 극에 달했다. 윈터솔져 이후 사람들은 후속작을 기다리며 저마다의 ‘정의관’을 정리했고, 어벤져스 2가 개봉과 함께 관객들은 답을 채점하는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지만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스크린에 나타난 답안지에는 그 문제가 출제조차 되지 않았다. 한국 관객들의 기대와 실망이 이 문제에서 나왔다는 것은 국내외 개봉 후 느껴지는 온도차를 통해서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가 실망했던 이 영화는, 정의를 다루지 못한 것일까? 다루지 않은 것일까?



어벤져스2, 누구의 후속작인가?


이 영화는 애초에 정의의 문제를 다룰 생각이 없었다보는게 타당하다. 아니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애초에 윈터솔져의 긴장을 이어가는 영화가 아니었다.


어떤 영화의 주제의식을 계승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누구에게 포커스가 실려 있는지 살펴 보는 것인데, 영화는 많은 부분에서 아이언맨 즉 토니 스타크에 대한 묘사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만일 이 영화가 윈터솔져의 즉 정의에 대한 담론을 이어받았다면, 정의를 대표하는 인물 즉 스티븐 로져스를 설명하는데 주력했었어야만 했다.

때문에 이제 우리는 영화를 다시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가 기대했지만 답하지 않은 윈터솔져의 연장선으로서가 아니라, 아이언맨의 후속작으로 말이다.


어벤져스2, 아이언맨3의 후속작

그렇다면 아이언맨 3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무엇이고, 어벤져스 2는 어떤 담론을 계승했을까?

아이언맨3는 어벤져스1의 외계인 침공 이후 토니스타크가 겪는 불안감과 극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불안감의 중심에는 '대처하지 못할 위기’가 있다. 그는 대처하지 못할 위기, 즉 외계 문명의 위협을 가장 크게 경험한 인물로 누구보다 그 불안감에 크게 사로잡혔다.

토니짱 이제 그만 걱정 노노해


그런데  우리는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어벤져스 2에서 한가지 의문과 당혹을 느낄 수있다. 그는 아이언맨3에서 나비로 부화하며 불안감을 씻어냈지 않았는가?


이는 우리가 예레미야 20장의 고백을 읽을 떄 느낄 수 있는 당혹감과 비슷하다. 예레미야의 여섯 삶의 고백 중 마지막 고백인 이 장은 삶의 위기와 그것을 야웨의 은총으로 이겨내겠다 말한다.

이 고백의 아름다움은 13절에서 극에 달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또 다른 고백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그는 곧바로 이어지는 14절부터 자신의 탄생을 저주하기 시작한다. 이 어찌 당혹스러운 일인가!

13절과 14절의 상반된 분위기는 독자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아이언맨 3를 통해 토니 스타크의 불안감이 완벽하게 해소되었으면 좋겠건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실제 삶의 문제는 한 순간에 청산할 수 있을만큼 단순하지 않다. 토니 스타크 자신도 그 불안감에 ‘적응’했을 뿐,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어벤져스 2는 바로 이 불안감을 계승한다. 엄밀히 말해서, 어벤져스 2는 아이언맨 3에서 이어지는 ‘Life goes on’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극중 흐르는 불안의 정서는 우리를 기대를 다소 벗어나긴 했지만, 전작의 훌륭한 후속편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시빌워 개봉이 10일 앞으로 다가왔고 70퍼센트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했으며, 극찬으로 가득한 해외 감상평들이 하나 둘씩 올라오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우리가 기대했던 캡틴의 정의에 대한 갈등과 고뇌, 표명이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한껏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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