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밸류비스 박혜형 Nov 14. 2022

DEIB가 도대체 뭔데?

Diversity, Equity, Inclusion, Beloning 

제 아이 쭈니는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하고 친구 철수랑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노는 시간이 다 되어 헤어지는 데 철수가 엄마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놀이를 많이 하지 못했다고 징징대는 이야기를 우리 모자는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 쭈니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엄마, 생각은 다 다른 거예요. 자동차를 보면 나는 장난감을 생각하는데,
철수는 군인을 생각해요. 이건 different idea에요.
생각은 다 다른 거예요. 다른 거지 틀린 건 아니에요.”      


놀이터에서 놀고자 했던 것이 서로 달랐다며 지난번에는 철수가 하자는 걸 하고 놀았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자신은 그때 그 놀이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아이가 이 얘기를 하는 데 순간 당황했습니다. 이제 고작 8살밖에 안 된 아이가 이런 다름에 대한 걸 아는구나. 분명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라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지금 초등 아이들은 나와 다른 교육을 받고 자라는 거지요.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나눠준 안내문을 받고 요즘 공교육에서도 다양성에 대한 인지를 많이 하고 교육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성인들은 과연 다양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저처럼 40대가 넘어간 사람들은 이런 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으실 텐데요. 지금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들은 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학교에서 받은 세대는 전혀 아니지요. 

그리고 우리는 흔히 나와 다르면 일단 불편해합니다. 한국문화는 어때요 ‘아’ 하면 ‘어’ 하고 척 알아듣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이건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맥락 문화여서 가능한 것인데요. 그런데 이런 고맥락 문화는 이제 더 이상 환경이 변해가면서 맞지 않는 정서입니다. 이제 정확히 표현해야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 여전히 표현하지 않는데 알아주길 바라도 보니 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이지요.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별할 줄 아는 것부터 다양성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양성은 서로 '틀린'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차별은 "틀리다"와 "다르다"의  차이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틀리다"라는 것은 상대방의 생각과 내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만 생각하기 때문에 편견을 가지게 되고 차별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르다"라는 것은 상대방의 생각을 인정하는 자세로 바라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것이지요. 


  




최근 급변하는 시대 속에 글로벌 기업들은 D&I (Diversity 다양성 & Inclusion 포용성)를 핵심가치로 삼으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얘기하면서 Equity(형평성)과 Beloning(소속감)에 대한 개념은 함께 다루어져야 하는 것인데요. 

2022년 HR 트렌드로 자리 잡은 DEIB에 대해 간략히 한번 정리해 봅니다. 



Diversity(다양성)이란 사람들 사이의 차이점을 묘사하는 속성들로 인구통계학적 속성(인종, 성, 나이, 장애유무, 출신 지역, 국가)과 더 깊은 속성 (성격, 가치관, 열정, 취미 등)을 모두 포함한다.
e-Cornell D&I -


다양성이라는 것은 개인을 구성하는 고유한 속성, 특성의 집합으로 눈에 보이는 인종, 성, 나이, 외모, 장애 유무 등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가치, 신념, 경험, 배경, 선호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데요. 기업들이 다양성에 주목하는 것은 사실 눈에 보이는 속성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더 깊은 속성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여기서 바로 생각의 다양성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Equity(형평성)이란 사람들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 차이가 기회에 접근하는데 장애물이 된다면 장애물을 뛰어넘어 기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공정한 관행과 정책을 만들고 유지하는 특성을 말한다. 


보통 Equity(형평 or 공정)을 이야기할 때 Equality(평등)과 비교하면서 같이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Equality (평등)은 모든 사람의 차이와 상황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대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Equity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며 개인의 차이를 존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Inclusion(포용)이란 다름과 차이를 존중하고 그 차이를 탐구하여 모든 사람의 기여와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여 소속 문화를 구축하는 것 
e-Cornell D&I - 


포용성은 모든 사람이 존중받고 스스로 가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조직의 특성인데요.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그룹의 소중한 구성원이라고 인식하고 조직에 완전히 참여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것이 곧 소속감과 연결이 되는 것입니다. 


다양성만으로는 포용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포용성 없이 다양한 인재를 유치하고 참여를 장려하며 혁신을 촉진하고 비즈니스 성장으로 이끄는 중요한 연결은 발생하지 않는다. 
-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Laura & Ripa)-


다양성을 설명할 때 항상 함께 얘기해야 하는 것이 포용성입니다. 그 이유는 다양성 그 자체로는 기업에서 경쟁력이 될 수 없고, 포용적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서양에서는 다양성과 포용성은 세트로 D&I라는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이는 조직에 아무리 다양한 인재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조화와 참여가 없으면 결국 포용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인데요. 다양성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보다는 조직이 이 다양성을 어떻게 포용하는지가 더 핵심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얼마나 포용할 수 있는지가 바로 해당 조직의 주요 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Diversity와 Inclusion은 하나의 세트로 D&I로 함께 묶이는 것이지요. 


Belonging(ness) 소속감이란 어느 집단에서 내가 가치 있는 구성원으로 속해 있다는 느낌을 말한다. 
e-Cornell-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 내에서 DEI를 느낄 때 가질 수 있는 감정이 바로 소속감이 되는 것인데요. 결국 DEI를 실천하는 것은 조직 구성원들입니다.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조직에 얼마나 소속감을 가지고 있느냐가 바로 DEI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소속감은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인데요. 특정 집단의 일원으로서 안정감, 안전감, 수용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또한 소속감은 직원들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또는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될 필요 없이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다고 느끼게 할 때 높아질 수 있는 것인데요. 결국 직원들이 소속감을 느낄 때 더 생산적일 수 있다는 것이죠. 



DEIB에 대한 정의, 개념을 설명할 때 실리콘밸리의 다양성 컨설턴트인 Arthur Chan이 자신의 피드에 올린 문구를 많이 활용하는데요. 


Diversity is a fact. 다양성은 사실
Equity is a choice. 형평성은 선택 
Inclusion is an action. 포용성은 행동
Beloning is an outcome. 소속감은 결과 
-Arthur Chan-

                    

세상은 다양하고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은 곳은 아무 데도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다 인종, 성, 키, 출신, 국가 등으로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형평성은 기업이든 자신이 어떻게 취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포용성은 행동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이며 소속감은 결국 포용적인 행동의 실천으로 따라오는 것이지요. 


최근 기업들이 왜 이렇게 DEIB에 관심이 많을까요?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들어서며 세상은 저성장 국면을 맞이하고 있으며, 급격하게 변해가는 시대에 기업은 어떻게 조직의 성과를 올릴 것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는데요. 기업들은 과거와 같은 조직문화로는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새로운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서양에서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DEIB가 높은 조직은 비즈니스 성과가 높다라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ESG 경영이 대두되면서 다양성은 더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사회적 인식으로 보나 기업 내 성과로 보나 모든 DEIB 요소는 기업에게 플러스적인 요소인데요. 이제 조직문화를 얘기할 때 DEIB를 빼고 얘기할 수는 없는 시대인 것이죠. 


제가 2020년 <상호작용 모델을 활용한 기업체 관리자 대상의 한국형 다양성&포용성(D&I) 프로그램 개발>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D&I 개념이 DEI에서 이제는 DEIB로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데요. 

그만큼 점점 더 진화하고 있는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개인적으로 15년간의 조직생활을 돌아봤을 때 본인이 성과를 내었던 시점을 보면 저희 팀은 DEIB가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 있게 기업 현장에서 DEIB가 중요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DEIB는 단지 기업의 성과뿐만 아니라 이 사회를 좀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드는 데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성과 포용성이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우리 사회에 더 많이 퍼지길 바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