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포용성
나는 편견 없는 사람이야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으신가요?
그분을 한번 잘 관찰해 보면, 정말 그분은 편견이 없던가요?
세상에 편견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편견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자연스럽게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인데요. 편견은 어떤 집단과 그 집단 구성원에 대해서 사전에 가지고 있는 부정적 판단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잘 나가는 부서의 부서원을 한 명 만났는데요. 그 직원이 좀 거만하게 구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저 부서 요즘 좀 잘 나간다고 부서장도 거만하더니 아주 다 거만해' 이런 생각을 한 적 없으신가요? 사실 내가 만난 직원은 한 명 밖에 없고 그 부서에 직원들은 한 20명 되는 데 우리는 그 부서 전체를 다 다 싸잡아서 거만하다고 묶어버립니다. 이런 것이 대표적인 일반화의 오류가 되는 것이죠.
우리가 이런 편견을 가지는 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인간의 유한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직장생활에서 타 부서 직원 20명을 다 만날 일이 있을까요?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경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그리고 굳이 타부 서원 20명을 다 알아야 할 이유도 없지요.
근본적으로 편견이라는 것은 없을 수는 없는데요. 문제는 바로 그 편견이 집단화가 되었을 경우입니다.
우리는 흔히 '나'가 포함된 집단을 '내집단'이라 하고, '나'가 포함되지 않는 집단을 '외집단'이라고 합니다. 이 편견이 집단화가 되었을 경우에는 우리는 흔히 내집단의 특성을 우열한 것으로 보고 외집단의 특성을 열등한 것으로 본다는 특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차별이 발생하는 것이죠.
조직 내 부서 이기주의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이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내집단 편견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을 모든 것의 중심으로 보고 다른 외부의 것들을 이 기준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 내집단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내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개개인으로 인식하는 반면, 외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차별화가 안 된 하나의 균일한 덩어리로 보는 잘못된 경향입니다.
심리학자 헨리 타지펠 등은 사회정체성 이론을 통해 사람이 내집단과 외집단을 다른 방식으로 대한다는 사실을 밝혔는데요. 이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사소한 기준으로 그룹을 나누었다고 생각하게 한 다음, 주어진 보수를 분배하게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내집단 구성원에 대한 보수를 외집단보다 유리하게 분배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또 내집단보다 외집단이 받는 몫이 큰 선택지와 두 집단 모두 받는 몫은 적어지지만 내집단이 받는 보수가 외집단이 받는 보수보다는 더 많은 또 하나의 선택지를 보여주었는데, 많은 사람들은 자기 몫이 줄더라도 외집단보다는 많은 보수를 받는 쪽을 선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 같이 받는 보수가 적더라도 내집단이 외집단보다 더 받는 길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얘기 많이 들어보시죠. 내가 속해 있는 내집단은 내가 속해 있지 않는 외집단에 비해 더 우월하고 더 나은 구성원들이고 더 나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내집단 선호를 한다는 것이죠.
조직 내 부서 이기주의는 곧 우리 부서가 타 부서보다는 더 나은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내집단 선호가 강함으로써 발생되는 것이지요.
편견은 태도입니다. 느낌과 행동 경향성, 신념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나 감정을 가지고 있고, 행동경향성, 인지로 편견을 가진 사람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싫어하고 차별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며 상대방이 무지하고 위험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편견의 특징인 부정적 평가는 우리가 흔히 고정관념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신념을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고정관념을 갖는다는 것은 아까 앞서 예시로 드린 일반화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흔히 세상을 단순화하기 위해 일반화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입니다.
편견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인간이기 때문에 가지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꼭 나쁘다고는 할 수는 없는 것인데요, 문제는 이 편견이 집단화되고 또한 사회적 차별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우리는 항상 "편견을 조심해야 한다"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D&I(Diversity & Inclusion: 다양성과 포용성) 교육을 하면서 많이 하고 있는 훈련중의 하나는 바로 Unconscious Bias (무의식적 편견)입니다.
무의식적 편견(Unconscious Bias or Implicit Bias)이란 우리 뇌에 있는 기존의 지식과 구조를 지름길로 사용하여 내리는 순간적 판단으로 우리가 접하는 사람들과 사물들에 대해서 빠르게 들어오는 정보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 수준에서 효율적으로 처리하여 누가 괜찮은지, 안전한지, 가치 있는지, 좋은지, 능력 있는 사람인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 무의식적 편견을 우리가 어떻게 사람들을 보는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사회에 영향을 받습니다. 객관적 관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정의되어 있으며 이는 고정관념과 관련된 개념입니다.
인간은 무의식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다 가지고 있으며 이게 없으면 우리는 고양이와 늑대를 보고도 재빨리 구분하지 못하다 고양이에게 잡아 먹힐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인지해야 하는 것은 내가 이런 무의식적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행동하는 것과 "아 내가 이런 편견이 있구나" 하고 자기 인지를 하게 되면 행동을 통제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무의식적 편견을 자기인지로 바꾸는 것이 다양성과 포용성 교육에서 포용성 행동을 하는데 긍정적 효과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D&I 교육에서 무의식적 편견 훈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타벅스는 몇 년 전 미국 필라델피아 체인점에서 음료 주문을 하지 않고 화장실을 이용한 흑인 고객을 직원이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로 인해 시위대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인종차별 시위를 벌였고 스타벅스는 엄청난 비난을 받으며 스타벅스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었습니다. 이때 스타벅스 최고 경영자인 케빈 존슨은 흑인 고객 두 명에게 바로 사과를 했으며 스타벅스 점포의 모든 매니저들에게 무의식적 편견 훈련을 받도록 했습니다. 미국의 8천여 개의 스타벅스 매장을 오후 4시간 동안 문을 닫고 17만 5천여 명의 스타벅스 직원들을 무의식적 편견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성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이로 인해 문을 닫은 시간 동안 약 1700억 원의 손실을 발생할 것이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직원 한 명의 실수로만 보지 않고 잠재적으로 또 발생할 수 있을 것을 판단하고 바로 다양성 교육을 실시했는데요. 이러한 스타벅스의 대응은 배워야 할 부분이라 생각이 듭니다.
편견을 조심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편견이 집단화가 되는 경우라는 점, 우리 사회에 특히 기업이라는 집단이 더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편향'을 가지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특히 약자에게 사회적 차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편견을 조심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