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차원의 가장 큰 축 성별다양성
회사 내 성별차별이 존재하나요?
같은 회사에 몸담고 있는 여성관리자와 남성관리자 각각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같은 질문에 두 집단의 대답은 달랐습니다. 여성관리자 집단은 회사 내 아직도 성별차별이 존재한다고 말했고, 남성관리자는 성별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습니다.
내 성별은 내 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내 성별은 내 일에 중립적으로 작용한다?
내 성별은 내 일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이 질문 역시 여성관리자의 대부분은 젠더 사고방식이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인 경우가 많았고, 남성관리자들은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적어도 남성관리자들에게 성별은 부정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에 여성관리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성 평등화가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여전히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경험하고, 고위직의 성별 불균형은 존재하고 있지요. 한국은 OECD 국가 중 유리천장 지수, 세계경제포럼 성. 격차 지수 등에서 하위권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현실입니다. 일하는 여성이 가장 힘든 나라가 바로 한국인 것인데요. 조직 내 인력 다양성 관리를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기업들은 여성 인재의 활용성에 주목하고 있죠. 기업 내 여성 인적자원의 활용은 조직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이미 보여주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최고 경영자 수준으로 발전한 여성들도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의 고용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고용시장 진입 및 재진입, 시간제 근무, 직업 선택 등은 고용 성 격차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00대 기업 여성임원 비율은 5.6%, 여성임원 없는 기업은 30곳으로 과거에 비해 조금씩 여성 임원 비율이 올라가고 있지만 여전히 5%대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다양성 관리는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는 과거의 뿌리 깊은 유교사상이 바탕이 되어 아직도 우리 삶에 존재해 있는 여러 사회적 풍토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문화, 풍토 이런 것은 단 시간에 바뀌기 어려운 것이고 인식의 전환을 통해 개선이 되지 않는 이상 인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변화시킨다는 것은 참 어려운 문제이지요.
사실 Gender(성), 여성과 남성을 대비시켜 무언가 얘기를 한다는 것은 또한 참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이제까지의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를 갑자기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데요,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를 바꾸기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여성 리더의 비율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급격하게 변해가는 시대 속에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기호와 글로벌의 물결 속에 강압적이고 수직적인 남성적 리더십보다 수평적인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는 세상인데요. 그러나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여성 리더의 비율을 높이고 싶어도 여성 인재 풀이 부족한 탓에 여성 임원을 임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직까지 한국은 '성' 별 고정관념이 팽배하기 때문에 리더의 자리엔 으레 남성을 생각하고 직무에도 남성과 여성을 무의식적 편견으로 “여성이 민원처리를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해외출장에 여성기혼자는 좀 어렵겠지.”라는 암묵적인 고정관념이 아직도 우리 조직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조직은 남성중심의 조직이다 보니 남성 리더 역시 여성 리더를 어떤 식으로 멘토링해 주어야 할지, 어떻게 리더십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지, 여성 인재 육성 계획이 제대로 없었습니다.
Harvard Business Review 연구는 리더십 효율성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입증된 15개의 역량을 고려하여 남성 리더십과 여성 리더십을 30여 년간 조사했는데요. 여성 리더들은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남성 리더보다 높은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리더십의 핵심 특징인 정서적 지능은 업무 지향적인 특성보다 사람 관리에 집중할 때 더 잘 발휘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 연구에서 여성은 특히 남성보다 공감 능력이 뛰어나 리더십에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여성관리자는 남성관리자보다 더 높은 리더십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조사결과가 나왔으나(Zenger & Folkman, 2012), 여성은 남성에 비해 리더십 자기 효능감이 낮고(McCormick J,. Tanguma, J., Lopez-Forment, A,, 2002), 경력열망 또한 낮은 편(Shin, Kim, & Jung, 2017)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여성이 자신의 성공이나 성과에 대한 자기 확신의 부족으로 스스로 전통적 성 고정관념에 얽매여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야망을 드러내는 것은 여성 답지 못하다는 사회적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여성 스스로 야망이 있어도 부정하고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 차원에 감추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제가 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었는데요. 제가 30대 중반까지 결혼하지 않았을 때 주위 동료들에게 들었던 얘기 중에 저는 야망 있는 여성으로 비쳤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기업은 여성 관리자의 효과적인 리더십을 갖추는 것은 조직의 인적자원 활용에도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고 어떻게 다양성관리를 잘할 것인지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 하는 점이지요.
조직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현대의 이상적 리더의 자질로 언급한 속성들을 남성적인 항목과 여성적인 항목으로 분류해 보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직원들은 이상적 리더의 자질로 '남성적 속성' 으로 분류한 것보다 '여성적 속성' 으로 분류한 속성이 더 많았습니다. 과거에 리더의 자질로 강조되던 적극적, 분석적, 등의 속성보다 계획성 있는, 표현적인, 융통성 있는, 협력적 등의 속성이 리더십 자질로 더욱 중요하다고 본 것인데요. 우리는 이렇게 리더십을 두고 가치와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급격한 사회 변화에 따라 여성적 가치가 더욱더 주목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생물학적 남성이라고 모두 다 남성적이지도 여성이라고 다 여성적 특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조직 내 모든 여성과 남성 모두 이러한 여성적 자질의 가치를 알고 젠더 통합의 리더십을 인식하고 훈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젠더통합리더십이라?
여성과 남성이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협력하고 보완하면서 보다 효율적이며 창조적인 방향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조성하고 새로운 관행을 만들어가는 리더십을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다양성을 얘기할 때 다양성의 가장 큰 하나의 축에 포함되는 것은 바로 Gender, 성별 다양성인데요. ESG경영이 대두되면서 조직은 그 어느때 보다도 성별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여성과 남성의 서로 다른 점을 이해하고 기업은 전략적으로 다양성을 넓혀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인데요.
이때 필요한 리더십이 바로 젠더통합리더십입니다.
제가 예전에 한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남성 신입사원이 "자신은 탕비실을 잘 이용하지도 않는데, 회사 탕비실의 생수통 바꾸는 것을 왜 자신이 해야 하냐며, 탕비실의 정수기를 주로 여성 직원들이 차를 타 마시는 곳으로 활용하는 여성직원들이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 라며 그 일을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이때 여성직원들은 그 신입사원에 대해 분개하며 남자가 힘이 세니깐 생수통 바꾸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의무로 치부했었는데요. 젊은 남성 직원 역시 이를 남녀 차별로 인식하며 갈등이 야기되었다는 것입니다.
"남성은 힘이 세니 무거운 걸 옮기고, 여성은 힘이 약하니 무거운 건 들지 마" 이것 또한 성 고정관념인데요. 단지 "남자인 내가 여자인 여러분보다 힘이 세니 생수통쯤이야 갈아줄 수 있어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남자라고 남자라고 다 힘이 센 건 아닙니다. 남성 중에서도 허리가 좋지 않거나 힘이 약한 분도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여기서 필요한 것은 관점을 변화하는 일입니다.
정수기 회사는 생수통이 없는 정수기를 만드는 것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든 생수통을 들 수 없는 사람들에게 버튼만 누르면 물이 나올 수 있는 정수기를 개발해서 제공하는 것이지요.
기업은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해서 고객에게 더 낳은 제품을 제공한다라는 관점을 가져야 하는 것이 필요한 관점입니다.
내가 바라보는 관점과 반대인 사람들을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내가 남성이라면 여성의 입장에서, 내가 여성이라면 남성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비단 성별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입장을 한 번쯤은 생각해 본 적 있는지, 그들의 관점에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관점을 확대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 해 보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다양성 개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