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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탤릭 Oct 21. 2024

인쇄감리 1

1부 인쇄소


S#1. 인쇄 :

인쇄소에 감리 보러 가면 반나절, 아니면 하루 꼬박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인쇄소에서도 감리 보러 온다고 하면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도 그 디자인을 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붙어서 꼬박 밤새어서 만든 인쇄물인데 잘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어떻게 나오는지도 볼 겸 인쇄감리를 간다. 인쇄소에 가면 현장수업이 되기도 한다. 귀동냥으로 요즘 어떤 책이 잘 나가는지 등 트렌드를 알수도 있다.


S#2. 인쇄 감리 :

인쇄감리를 처음 다녀왔을 때가 생각난다. 매일 책상에 박혀서 일하다가 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좋았는데 지금은 마냥 좋지는 않다.

그 이유는 사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이다. 이젠 혼자 색감이나 최종 인쇄용 파일을 넘길 때 발견하지 못한 오탈자, 인쇄판에 붙어있는 먼지 등등 이유가 많다. 전에는 디자인팀과 제작팀이 있어서 같이 감리를 봐주었는데 이젠 혼자 다닌다. 감리 가면 혼자 해야 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놓칠 수 없다.


S#3. 인쇄 사고 :

10년째 인쇄감리를 다녀도 항상 사고는 난다. 최근에 어이없는 사고는 그날 나도 인쇄소 기장님도 뭐에 씐 것 같았다. 요즘은 웬만해선 핀이 안 맞아서 힘들었던 적이 없었는데 그런 사고가 난 거다. 특히 기장님은 그 인쇄소에서 제일 오래되고 경력자이시면서 한 번에 칼라도 잡아내셔서 무한 신뢰를 했던 기장님인데 핀이 죽어라 안 맞는 거다. 도저히 못 맞추겠다고 했다.


/결정, 사고

그럴 땐 절대 혼자서 결정하지 말아야 한다.

혼자 결정하지 말고 인쇄기계를 스톱시키고 담당자 영업부에게 이야기하거나 회사에 연락해서 말씀을 드리고 진행을 했어야 했다. 핀을 못 맞춘다는 말에... 나는 할 수 없지 하고 그냥 고(GO) 해버린 거다. 정말 미친 짓이었다. 이러면 진짜 기장님 잘못이 빼도 박도 못한 내 잘못이 되어버린 거다.

고(GO) 해버린 인쇄물을 들고 회사에 들아갔다. 그리고는 대표님께 엄청 혼났다. 진짜 그런 실수 안 하는데 그날 나도 기장님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혹시나 인쇄에 문제 생기면 영업부나 회사에 연락해야 했었다.


S#4. 수습

인쇄소 영업팀에서 방문했다. 수습은 재인쇄하기로 결정했다. 인쇄소와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50:50으로 결정되었다. 빼도 박도 못한 나의 실수 100%인데도 인쇄소에서 다행히 50:50으로 해주기로 결정해 주었다. 그리고는 나는 대표님과 깊은 대화를 했다.


S#5. 사고 후 기록

인쇄 사고가 나면 어떤 사고였는지 기록한다. 그 기록지를 보면 똑같은 곳이 아닌 다른곳에서 사고가 난다. 정말 이런 데서 사고가? 할 정도로 다양한 곳에서 사고가 난다. 정말 긴장감을 놓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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