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VEL WHAT IF...? / 다시 시작하는 글쓰기
다들 알다시피 세상 일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치 세상이 잘 해보려는 내 노력을 아는 것만 같이, 잘 하려고 하는 일일수록 더욱 쉽지 않더군요
잘 풀리는 것만 같다가도 어느 순간 뒤돌아 보고 반성하게 되는 수많은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죠
제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이 브런치 리뷰가 그렇습니다
분명 100선이니 50선이니, 다양한 분야니 영화, 음악, 매체니 하면서 거창한 리뷰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정작 시작한지 몇 달 채 가지 못하고 그만 두었으니까요
그 사이 수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개중에는 글을 이어나가지 못할만한 충분한 이유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못할만한 상황은 또 아니었습니다
다시 글을 발행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적당한 핑계거리가 필요했고
그 희생양으로 이 드라마가 선정되었습니다
마블과 디즈니에게 있어서는 이 드라마가 잘 하려고 했지만 세상이 따라주지 않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컴퓨터 그래픽 등 기술의 발전과 오락 영화에 대한 수요가 맞물리며 히어로 영화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낸 마블은 디즈니의 품 안에서 황금빛 전성기를 누릴 것이라 했죠
그리고 실제로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그러한 예측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벤져스:엔드게임과 함께 사람들의 히어로물에 대한 열망은 빠르게 식어갔습니다
결국 히어로라는 캐릭터 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에 대한 공감과 관심이었는데,
MCU Phase 3 즈음부터 너무도 많은 설정과 히어로들이 등장하면서 즐기기 위해서는 공부해야한다는 인식이 생기고 말았거든요
오락 영화의 목적이던 즐거움이 설정과 캐릭터 복습이라는 숙제로 여겨지게 되면서 대중은 피로감을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드라마가 공개된 것도 그 즈음인 것 같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2021년 12월에 한국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되었으니 이미 다들 피로감에 지쳐 떠나가거나 이미 떠난 시점에 공개된 것이죠
사실 소재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에피소드 목록의 제목만 보더라도 꽤나 흥미로운 제목들이고, 이러한 소재를 기획한다면 영화로는 소화할 수 없으니 드라마로 기획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죠
다만 그 시기가 너무 안좋았습니다
안그래도 너무 많은 캐릭터들로 피로에 지쳐가는 팬들에게 새로운 시도로 또 다른 캐릭터를 던져주었기에 MCU 혹은 코믹스 팬이 아닌 저 같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꽤나 어려운 시도로 다가왔거든요
한 편 한 편 공들여 만든 티가 나고,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기에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이 드라마를 기점으로 디즈니 플러스를 해지하고 마블의 영상매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디즈니 플러스의 정책에 대한 불만이나 마블의 영상 방향성에 대한 불만 같은 거창한 원인이 아니라
더 이상 히어로 영상물을 공부하면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다는 피로감이었습니다
사실 그 전에도 이미 많이 누적되어있던 불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시점이 디즈니 플러스 약정 종료 시점과 맞물려 마지막으로 이 영상을 보게 된 것일 수도 있구요
제게 있어 이 시리즈는 잘 만들었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긴 하지만,
정말 아쉽게도 박수치며 떠나보내야만 하는 그러한 작품이었습니다
언젠가 정말 훌륭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아,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된다면 마블과 히어로들을 찾아 갈 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지금은 그들의 존재를 잠시 잊고 다른 재미를 찾아 떠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