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아름다운 비자림로를 지켜주세요.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터 안솔입니다.
오늘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그림을 그렸어요. 제주라는 섬에 신세 진 것이 많은데 가진 건 그림 그리는 작은 재주뿐이라서요.
마음이 지칠 때 숲에서 숨 몇 번 고르다보면 오는 평안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인 비자림로를 확장시킨다고 멀쩡한 나무들을 무참히 베어버리고 있어요. 조금 전까지도 살아서 숨쉬었을 아무 죄 없는 나무들이 속절 없이 쓰러져 있는 모습이 참으로 끔찍합니다. 소리 없는 나무들의 비명이 들리는 듯 하고 보이지 않는 핏물이 넘쳐흐르는 듯 해요. 숱하게 지나다녔어도 한 번도 막히는 걸 본적도 막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는 길이에요.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그 귀한 풍경을 보느라 서로 속도를 늦추곤 하는 곳입니다.
혹여 조금 불편하다한들, 채 백년도 머무르다 가지 못하는 인간들이 자연이 수백 년 수천 년에 걸쳐 만든 이 풍경을 어떻게 하루 아침에 다 파괴해버릴 수 있을까요. 분명 천벌을 받을 짓이지요. 돈을 주고도 못 살 이런 자연은 지역 주민들의 것도 아닌 모두의 것이고 또 반대로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니까요. 눈 앞에 보이는 가장 확실한 형태의 행복을 이렇게 무참히 베어버리면 우리에겐 도대체 무엇이 남을까요. 많은 사람들의 항의로 공사가 잠깐 중단되긴 했지만 더 많은 분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청원 링크를 첨부해요.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332841
잠시 귀한 시간 내어서 힘을 보태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위 그림은 마구 퍼가셔도 좋습니다. #비자림로확장공사반대 #우리가사랑하는숲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