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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1위 도요타, 34만 초거대기업의 조직개편

타성에 젖은 조직이 다시 혁신하게 되는 조직개편과 기업정신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1위이며 일본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도요타(Toyota). 최근 도요타는 세계 신차 생산량과 판매량 모두 500만 대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많은 위기를 혁신으로 돌파해 오며 지금의 자리에 있는 도요타. 2015년 역사상 최대 실적을 냈을 때도 도요타는 2008년 리먼쇼크, 2010년 차량결함으로 인해 1천만 대 리콜이라는 초유의 사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등 대내외 위기를 이겨낸 후였다.


도요타가 혁신을 거듭할수록 다양한 경영전략 방법론들이 알려져 왔는데, 그중 하나는 그 유명한 5 Whys 기법이다.


5 whys 기법은 혁신적 사고방법론 중 하나로, 반복적인 5번의 질문을 통해 근본적인 ‘진짜 문제’를 찾아내는 방법론이다.


이 방법론은 자동차 생산공정을 개선하고자 무려 1930년대 고안된 기법이지만 현시대의 IT 프로덕트 문제를 찾아내는데도 유용한 사고 방법론으로, 서비스 기획자들에게도 익숙하다.


서비스 기획자들에게 익숙한 또 다른 경영 방법론 중 하나인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역시 1930년대 도요타의 린(Lean) 생산 시스템에서 차용된 개념이다.


린 스타트업은 낭비 요소를 최대한 제거한 프로덕트로 고객에게 빠르게 검증하고 반복적 개선을 통해 프로덕트 성공 확률을 높이자는 경영방법론 중 하나로 애자일 방법론과 함께 여전히 주목받는 개념이다.


이처럼 도요타의 혁신 방법론은 프로덕트 관점에서도 차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 이유는 도요타의 기업 정신 중 하나가 ‘문제해결‘과 ‘자기 혁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왜 다시 도요타인가” 도서의 리뷰를 통해 2010년대 초반, 도요타가 위기 속에서 타성에 젖었던 34만 명의 초거대조직을 어떻게 수술하고 다시 혁신하게 만들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34만 명의 초거대기업을 수술한 조직개편

도요타는 일명 ’대기업병‘에 빠진 회사를 구출하고자 하나의 거대 기능조직이던 회사를 제품의 특징에 따라 7개로 나눈다. 기존에는 차종 별 구분 없이 설계, 생산 등 기능에 따라 나뉜 조직이었다면 소형차, 중/대형차, 고급차 등 제품의 특징에 따라 나뉘는 것이다. 바로 컴퍼니제다.


기능조직으로 구성됐던 하나의 거대회사는 계속해서 더 비대해지면서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 아무리 참신한 아이디어라도 윗선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서 증발했다. 도요타는 컴퍼니제 도입을 통해 개별 조직의 규모를 줄이며 이를 개선하고자 했다.


또한 컴퍼니제는 최고의 리더를 찾기 위한 묘안으로도 활용됐다. 7개로 분리된 비즈니스 유닛의 리더들 중 가장 능력이 있는 리더가 훗날 회사를 맡을 수 있도록 실력을 검증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컴퍼니제는 개별 조직의 규모를 줄이는 반면 개인의 권한과 책임은 더 키우며 리더뿐만 아니라 컴퍼니제 속 개인들에게도 새로운 열정을 불어넣었다.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의 괴리

도요타가 거대해질수록 회사와 같은 목표를 이루고자 입사하는 것이 아닌, 거대해진 회사가 주는 복지와 혜택을 얻고자 입사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도요타는 이러한 직원들이 제품에 대한 열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달라진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도요타는 직원이 원하는 것과 회사가 원하는 것을 일치시키는 것을 목표로, 초창기 도요타 직원들이 느꼈을 동기부여를 초거대 기업인 지금의 직원들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한 전적인 권한과 책임, 그리고 보상을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일이 재밌어지는 순간은 자신의 능력이 실제로 발휘될 때고 누구나 자신의 능력과 기여도가 높게 평가받기를 원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도요타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는 “회사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전달하고 동기부여를 통해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일치하도록 만드는 리더, ‘왜 이 일을 해야 하느냐’고 물을 때 이유에 대해 명확히 답해줄 수 있는 리더라고 정의했다.


30년 후를 준비하는 독립적 조직

도요타는 조직개편을 통해 현업의 문제에 집중하는 컴퍼니 조직과 별개로 장기적 안목으로 30년 후를 생각할 수 있는 헤드오피스 조직을 나눠 구성했다.


독립적인 조직 체계가 아니라면 기존의 문제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사고로 설계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별도의 독립적 조직을 만든 것이다.


이 부분이 특히 인상 깊다. 과거 근무했던 기업에서도 장기적인 새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하도록 TFT를 신설했었다. 정예 멤버들로 구성된 조직이었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해체됐다.


그 이유는 팀원들이 현업의 업무를 병행하면서 진행하느라 신사업을 기획할 수 있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고 반년이 채 되지 않아 눈에 띄는 성과를 요구하였기 때문이다. 도요타와 같이 현업과 별개로 장기적 안목으로 기획할 수 있는 독립적 조직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요즘에는 IT프로덕트를 운영하며 제품(목적) 조직으로 애자일하게 운영되는 회사들이 많아, 기획자들에게는 이러한 조직개편이 별로 특별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도요타의 조직개편은 그러한 IT기업들이 출현하던 2010년대 초반,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던 도요타가 지속성장을 위해 단행한 결과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또한 2020년에도 도요타는 또 다른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며 2023년, 다시 최고치의 기록을 경신했다.


도요타는 본질적인 목표인 ‘더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을 바라보며 최고의 실적을 낸 순간에도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하고 있다.


혁신의 결과만을 놓고 조직의 새로운 형태와 방법론들만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본질적 목표를 잊지 않고 지속성장과 자기 혁신을 이어온 도요타의 기업 정신도 잊지 않고 함께 벤치마킹하고자 이 글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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