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나비 Oct 25. 2024

에필로그. 흔들림 속에서도, 언제나 나답게

마흔, 나를 찾기 위한 두 번째 여행

아픈 상처가 서서히 아물 때쯤, 힘들었던 과거를 이겨내는 방법을 글쓰기에서 찾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글쓰기가 나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음을 깨닫고 있다. 흔들리는 사십 대의 나는 이제 많은 굴곡과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나와 비슷한 아픔을 글로 풀어내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서로의 이야기 속에서 공감과 희망을 나누는 기회를 갖고 싶기 때문이다.


필사는 나를 만나는 귀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이전에는 몰랐던 다양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했다. 필사는 단순히 글을 베끼는 행위를 넘어, 깊은 사색과 나를 들여다보는 명상의 시간이 된다. 이 과정 속에서 나는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나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모습들이 종종 나타나곤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외면해 왔던 상처나 억눌린 감정들이 불쑥 솟아오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당황하거나 도망치고 싶기도 하지만, 이러한 감정과 모습 또한 나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의 약점과 부족함도 소중한 일부분이며, 그런 나를 온전히 사랑할 때 비로소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이제는 내 안의 다양한 나를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게 되었다. 아직 알아갈 게 많은 나이이기에 언제든지 내가 모르는 나를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 누군가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그 모습도 나고 저 모습도 나라는 사실을 당당히 인정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날을 위해 나는 끊임없이 나를 탐구하고, 더 깊이 알아가고자 한다.


나의 두 번째 인생 여정은 결코 끝이 없을 것이다. 세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단단해질 때까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그 시간이 쌓일수록 내 안의 다양한 모습을 인정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갈 것이다. 그렇게 비로소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직 자신만이 증인인 시련


자신에게 시련을 주어라. 아무도 모르는, 오직 증인으로서 자신만이 함께하는 시련을. 예를 들어,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정직하게 산다든지, 혼자 있는 경우라도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자신에게조차 티끌만큼의 거짓말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수많은 시련을 이겨냈을 때, 스스로를 다시 평가하고 자신이 고상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때 비로소 사람은 진정한 자존심을 가질 수 있고, 이는 강력한 자신감을 선사하는 보상이 된다.


니체의 말 중, 선악을 넘어서


사십 대에 접어들면서 진정한 어른의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가고 있다. 진정한 어른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해서 어른이 되었을까? 다른 사람의 시선과 팽배한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자신만의 확고한 스탠스가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걱정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더라도,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관되게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책임감으로 여긴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답게 흔들리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책임감을 지니는 길이다. 어른이란 책임 있는 삶을 사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니체의 말처럼 홀로 있을 때에도 나답게 살아가고 나만의 원칙과 가치관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홀로 있을 때 무책임하거나 무례한 행동이 나올까 두려울 때,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마치 관찰 예능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다운 모습을 드러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누가 나를 보든 보지 않든 간에,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한 내가 아닌,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나다움을 지켜낼 수 있는 나를 고상한 존재로 여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 마음가짐이 나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흔들린 만큼 단단해진 나에게, 두 번째 인생 여행을 당당히 만끽하라고 전하고 싶다. 나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이 여정을 의미 있게 이어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미지 출처: https://m.blog.naver.com/1dlgytjs/222336061090

이전 11화 #10 흔들려도 괜찮아: 필사로 나를 만나는 여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