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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ylan K Sep 12. 2017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로 통할 미래 금융의 시작이다.

카카오뱅크는 금융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카카오뱅크 돌풍이 무섭다. 출범 30시간 만에 신규 계좌 개설 50만 건을 달성하였고, 출범 1개월 만에 서비스 가입자 수 307만 명, 수신(예적금) 1조 9,580억 원, 여신(대출 실행금액 기준) 1조 4,090억 원을 기록했다. 30시간 만에 달성한 50만 건의 신규 계좌 수는 지난해 모든 시중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 15만 건의 3배가 넘는 기록이며, 1개월 만에 달성한 1조 4,090억 원의 여신은 국민은행이 올해 들어(8월 11일 기준) 달성한 가계대출 잔액 증가액 1조 900억 원보다 높다.

이러한 기록은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와 비교해도 놀라운 수준이며, 출범 전부터 높은 관심과 우려 속에 일단 흥행에는 성공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시중은행은 예금금리의 상승과 각종 수수료 축소로 대응하는 등 서비스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흥행은 잘 알려진 것처럼 가격경쟁력, 거래의 편리함과 친근함까지 세 가지가 잘 어우러진 결과이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에서만 거래되며, 지점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인건비, 임대료 등의 비용을 고객에게 금리 혜택(고금리 예금과 저금리 대출)으로 제공한다.

시중은행이 50~60%의 영업이익경비율(금융회사가 영업이익 대비 어느 정도를 인건비, 전산비 등의 판매관리비로 지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을 보이고, 이 중 60% 이상이 지점 유지를 위해 쓰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지점을 운영하지 않음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카카오뱅크는 거래의 편리함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식은 은행의 지점 수는 거래의 편리함과 비례한다는 것이었다. 지점만 방문하면 직원이 알아서 처리해주는 업무들을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로 하게 되면 고객이 일일이 처리하는 수고로움과 공인인증서, 보안카드를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금리 혜택과 편리함은 선택사항이었지만, 카카오뱅크는 금리 혜택과 거래의 편리함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이나 휴대폰으로 본인인증 후 7분이면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계좌번호 없이 카카오톡 주소록을 활용한 송금도 가능하다.


여기에 라이언 등 카카오프렌즈를 앞세운 체크카드의 친근함과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같은 카카오 플랫폼에 대한 익숙함은 새로운 은행 접근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다. 이는 시중은행은 물론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와도 차별되는 점이다.


이미지출처 : 서울경제


그렇다면 카카오뱅크는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아직은 긍정적이지 않다. 개설된 입출금계좌 가운데 잔액이 없는 계좌가 무려 60%를 초과한다. 즉, 실수요 고객 비중이 낮다. 같은 시기에 케이뱅크의 잔액 없는 계좌가 30%에 못 미치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관심에 의해 실적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생기는 이유다. 급증하는 대출 수요에 대한 대응 역시 관건이다. 유상증자 등으로 은행법 개정 없이 자본 확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효고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수조 원의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


그렇다면 카카오뱅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답은 카카오뱅크의 키워드 ‘같지만 다른 은행’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반기부터 앱투앱(app-to-app)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앱투앱 결제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고객과 고객 또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직접 연결되는 결제 방식을 말한다. 이는 현금 없이 앱으로 바로 결제 가능한 방식이다. 기존의 결제 과정에 있던 결재 대행사 등이 제외되면서 수수료 등 관련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은 스마트폰만으로 더욱 가볍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으며, 가맹점 또한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그로 인한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카카오스탁을 운영 중인 '두나무주식회사'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준비 중인 가상화폐거래소는 기존 가상화폐 거래소와 달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거래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고, 카카오스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으로 보아 가상화폐거래소 역시 관심을 가질만한다. 물론 카카오와 두나무(주)는 다른 법인이지만, 잘 알려진 것처럼 카카오의 지분 투자된 회사이며 향후 투자시장에 뗄 수 없는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다양한 O2O 서비스와 금융 플랫폼을 무기로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기본 마케팅은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카카오드라이브 대리기사나 카카오택시 기사 등 카카오 플랫폼 파트너들에 대한 저금리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 제안이 가능하며, 카카오페이와 연계한 금융 서비스, 카카오스톡을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 시장 등 카카오 금융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 확장이 기대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려도 상당하다.

우선 비대면 본인인증의 허점이다. 카카오뱅크는 휴대전화와 신분증 촬영, 본인 명의 타행 계좌 입금 내역 확인 등 3단계 절차로 비대면 본인 인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명의도용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자신도 모르는 계좌가 개설되거나 자녀가 부모 명의로 대출을 받는 등 가족에 의한 사고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으며, 저신용자나 대학생 등 상환능력이 불확실한 고객에 대한 대출은 향후 은행의 재정 건전성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빠른 보완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보안에 대한 우려가 제일 크다.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생체인증(지문 등), 휴대폰 본인 확인, 패턴 잠금, 6자리 핀 번호 등을 조합한 자체 인증뿐만 아니라, 코어뱅킹 시스템 보안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하는 등 시중은행보다 보안에 더 신경 썼다고 하지만, 과거 디도스 공격에 의한 농협 전산망 장애, 쇼핑몰의 개인 정보 유출을 생각해 보면 카카오뱅크 역시 해킹에 의한 개인 정보 유출이나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을 느끼게 한다. 사실 금융 사고에 대한 불안은 카카오뱅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온라인 전용 은행인만큼 보안 사고에 대한 보상기준 등을 마련하는 등 불안 해소의 노력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추세는 현금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 가까운 중국의 재래시장에서는 위쳇페이로 결제하는 어르신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각국 중앙은행들은 가상화폐에 대한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을 등에 업은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이유이다.


§ 어진 atohealing@naver.com


※ 본 글은 성신여자대학교 '성신학보'에 기고된 글을 일부 수정하였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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