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카카오스탁MAP - 전문가들이 내 돈을 운용해준다면 어떨까?
7월 27일부터 카카오뱅크가 열렸다. 빠르게 시장 안착에 성공한 케이뱅크 그리고 첫날부터 30만 명이 가입했다는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고, 시중은행에게는 이에 맞춰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며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흔히 말하는 메기 효과가 나타나는 모습니다.
카카오톡을 앞세워 카카오페이의 편리함을 경험했던 소비자들은 카카오뱅크의 편리함에 더 빠르게 빠져들 것으로 예상되며, 개인적으로 큰 기대감이 느껴진다.
금융시장을 대하는 카카오의 모습이 심상찮다. 은행업뿐 아니라 투자서비스 시장에도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카카오 주가가 신고가를 기록하고 시끌벅적하지만, 내가 카카오라는 이름을 금융시장에서 발견한 건 '카카오증권'이라는 주식어플을 통해서였다.
처음 이름을 봤을 때에는 카카오가 은행보다 증권업을 먼저 준비하고 있나 보다 했는데, 실제로는 증권사가 아니었다 여러 증권사의 주식거래와 각종 정보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주식어플이었다.
그래서 단순히 주식거래를 하는 어플인가 싶더니, 1년 전부터 재밌는 투자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카카오증권MAP이라는 온라인 투자일임 서비스이다. 직장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투자일임 서비스는 사실 고액자산가들에게는 익숙한 서비스이다.
투자일임이라는 말 그대로 종목 선택과 매수매도 권한을 자산운용사에게 주고 투자를 맡기는 것이다. 일반 펀드와의 차이점은 주식투자 비중의 제한이 없고, 내 계좌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운용과정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실상 고객 개개인마다 다르게 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사실 고객 입장에서는 펀드(공모펀드) 보다 더 좋을 수 있지만, 투자 가능한 금액이 '억'단위의 목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직장인은 물론 웬만한 자산으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용방식은 아니었다. 그런데 카카오증권에서 카카오증권MAP이라는 온라인 투자일임 서비스를 만들더니 가입금액을 500만 원(ETF는 50만 원)으로 낮춰버렸다. 평범한 직장인들이 열심히 모은 종잣돈을 조금 더 전문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생긴 것이다. 누적수익률도 20~30%대를 기록하는 등 운용실적도 나름 갖춘 모습이다.
실적도 좋고 투자가능 고객층도 넓어 큰 성장이 가능한 서비스이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비대면 개설이 안된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영업사원이 고객을 방문하여 서비스 개설을 도와줘야 하는 큰 불편함이 있고,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고객의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덕분에 지방 고객은 물론 수도권 고객들도 바로 가입이 힘든 상황이다. 큰 무기를 갖추고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하는 카카오증권의 속내가 예상된다.
최근 카카오증권이라는 이름은 카카오스탁으로 바꾸었다. 증권사와 오인 가능한 부분이 있기 때문인데, 바뀐 이름은 왠지 대부업 같다.
또한 카카오스탁은 카카오가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실제로는 다음카카오의 다음 금융 페이지를 운영하는 두나무주식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로 금융업에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민 카카오에게 여타 금융서비스는 시장의 입지를 공고하게 하는 무기가 아닐 수 없다. 카카오가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을 주시해야 할 이유다.
§어진 (atoheali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