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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 배낭여행기 - 미국 국립공원 유람기 17

Death Valley 1

by 지노킴

2020년 8월 7일(금) 맑음

미합중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산맥 동쪽에 위치한 국립공원이다.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속해있다. 국립공원 크기는 13,158 ㎢(얼마나 큰지 감이 안 온다)로 제주도 면적(1,848 ㎢)의 약 7배 정도로 미국 국립공원 중 가장 크다. 또한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덥고 가장 건조한 지역이며, 서반구에서는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지역도 들어있다. Badwater Basin 지역의 해발이 해수면보다 86 m 낮다. 이곳의 가혹한 사막 환경에도 적응한 여러 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다. Death Valley는 이전에는 Panamint Shoshone으로 알려졌던 Timbisha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100년 이상 살아온 삶의 터전이었다. 지금도 그 후예들이 공원 주변에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

국립공원 들어가기 직전에 Shoshone 인디언 마을이 있다. 대부분이 기념품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Death Valley란 영어 지명은 1849년 캘리포니아 Gold Rush로 일확천금을 쫓아 서부로 서부로 가던 사람들이 이 계곡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13명이 아사한 사건이 있은 후사람들이 이곳을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렀다. 1850년대 금과 은이 계곡에서 발견되었고, 1880년대에는 Borax(붕사)란 광물이 발견되어 노새가 끄는 마차가 동원되어 운반되기도 하여 Twenty-Mule Team Road란 마차도로도 생겼다. 1933년 Herbert Hoover 대통령에 의해 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었다가 1994년에서야 주변의 다른 지역을 포함하여 국립공원으로 격상되었다.


Burned Wagon Point라고 명판이 붙어있다. 길도 없는 계곡으로 들어온 49er 들은 무용지물이 된 마차를 여기서불태우고 걸어서 사막을 지나 산맥을 넘어 여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때 그들이 한 말 <Goodbi Death Valley>가이곳을 Death Valley라고 부르게 되었다.


처음으로 가나 재방문하나 별 차이 없이 방대한 국립공원을 돌아본다는 게 그렇게 녹녹지는 않다. Death Valley 국립공원을 돌아보는 것도 그렇다. 어디로 가야 하나(Donde voy) 모를 때에는 제일 가까운 Visitor Center로 가는 게 최상이다. 그곳에서 물어보고 팸플릿이나 무료 책자 같은 정보도 얻어서 갈 곳을 정하면 된다. 여기에는 북쪽과 동쪽에 각각 하나씩 Visitor Center가 있어 라스베가스나 LA에서 오는 방문객에게는 동쪽에 있는 Furnace Creek Visitor Center로, 리노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방문객에게는 Scottys Castle Visitor Center가 편리할 것이다.


끝도 없이 달리는 도로는 황량하기만 한데 그래도 속속들이 볼만한 것들이 알차게 들어있는 메마른 국립공원이다.


한마디로 국립공원이 황량한 벌판이다.


공원 둘러보기

첫날은 Furnace Creek Visitor Center를 중심으로 주변에 흩어져 있는 볼거리를 찾아 나섰다. 공원을 남북으로 달리는 190번이 main 도로다.



Zebriskie Point

여기서 보이는 노란색과 브라운 줄무늬 패턴이 있는 언덕들은 강우량이 매우 적은 메마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물의 압력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황량한 badland 너머로 Death Valley 바닥을 이루는 하얀 소금밭인 Salt Flat가 멀리서 보이고 Panamint Mountains이 우뚝 솟아병풍처럼 줄지어 서 있다. 포인트 이름부터 러시아 냄새가 났는데 그거 하고 아무 관계도 없다. 여기서 Borax(붕사)를 채취하여 판매하는 The Pacific Coast Borax Company의 부사장인 Christian B. Zabriskie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 회사의 twenty-mule teams은 이곳에서 채취한Borax를 밖으로 운송하는데 이용되었다.




Twenty Mule Team Canyon

3 마일 일방통행 계곡으로 도로 이름이 Twenty-Mule Team Canyon이다. 이유가 당시 근처에 Borax(붕사)를

채취하는 광산이 있어 그 채취물을 운반했던 수단이 20마리의 노새가 끄는 마차였기 때문이다. 원래는 한 팀에 8-10마리 노새가 이용되었는데 그 후 더 많은 Borax를 빨리 운송하기 위하여 한 줄에 10마리로 2줄로 20마리를 한 팀으로 운영하였다. 결과는 평소 운반량의 두 배이상을 달성했으며 100피트 길이의 마차(노차)가 10톤의 Borax를 10일 만에 운송하였다고 한다. 도로 길이는 짧지만 누런 황톳길과 badland formation을 보여주는 경관으로 때때로 영화 촬영지로 사용된다. 영화 Star Wars 4 편 Return ofthe Jedi도 여기서 촬영되었다.


그때 그 마차를 끌던 노새의 후손인지 공원 안에서 야생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Artist Pallette

이정표를 자세히 보면 도로가 좁아 길이가 25피트 이상인 차량은 진입이 금지되어 있다.


일방통행으로 9마일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고 도로 양편의 구릉이나 언덕이 예술화가 빨레트로 물감을 칠한 것 같은 형형색색이다. 그런 색상들이 지층에서 보이는 것은 예전에 화산 폭발 시 분출된 화산재 속에 들어있던 침전물에 그런 색조가 들어있어 그것이 침식되고 풍화작용을 거쳐 밖으로 표출된 것이다.



Devils Golf Course

황량한 소금밭을 빗대어 Devil들이 플레이하는 골프장으로 표현한 것으로 걷기 체험을 할 경우에는 튼튼한 신발을 신고가라고 한다.



Natural Bridge

연간 강우량이 매우 적은 메마른 지역이지만 수천 년에 걸쳐 이루어진 비와 바람에 오늘의 형태를 만들어 내었다.

위치는 공원 내 남북으로 통과하는 190번 선상에서 비포장도로인 Badwater Road로 빠지면 파킹장이 있다.



Badwater Basin

소금밭으로 특기할 만한 것은 이 소금바닥이 해발고도가 무려 -87m라는 것이다. 북미대륙에서 제일 낮은 지역이다. 가서 서보니 신체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3000미터 고산에 서면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는데 여긴 그렇지 않다. 이런 소금밭이 형성된 이유는 수백만 년 동안의 지질학적인 활동과 물의 증발과 소금침전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다.



Dantes View

단테 전망대는 일출과 일몰 사진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Furnace Creek Visitor Center에서 25km(16 miles) 떨어져 있는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이다. 왜 이런 파노라마 같은 경치를 선사하는 이곳을 14세기 중세시대의 시인을 소환하여 그 이름을 팔아 명명한 것일까? 매우 궁금하였다.

전망대에서 바로 아래로 눈을 돌리면 소금밭인 Badwater

Basin이 넓게 펼쳐지고 남북으로 Death Valley가 황량하게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도 보면 그 Death Valley가 세로로 남북으로 전개되는데 그에 반해 무수한 Canyon들이 가로로 동서로 연결되고 있다. 전망대에서 가까운 Canyon을 열거해 보면, Trail Canyon, Death Valley Canyon, Hanaupah Canyon, Johnson Canyon, Galena Canyon들로 동에서 서로 뻗어가고 있다. 사방 어느 곳으로 눈을 돌려도 삭막하고 황량한 누런 황토색 풍경이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 중에 아마 지옥의 환경과 유사하다고 해서 단테를 소환한 모양이다.


단테 전망대로 향하는 도로 옆 풍경은 별로이지만 전망대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360도 파노라마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조망할 주요 3가지는

- 계곡 바닥을 흐르는 Badwater Basin

- Death Valley에서 제일 높은 산 Telescope Peak

(해발 3368m)

- Death Valley 계곡을 가로지르는 Panamint Range를

보고, 해가 지고 나면 별들이 투명하게 등장하는 시간에는

별들과 함께 놀아도 좋다.



Mormon Point

Mormon Point란 지명이 지도에 등장한 것이 1910년부터라고 한다. Point 이름의 유래가 불투명하지만 아마도 몰몬교도 탐험대가 이곳을 통과한 걸로 유추한다. 1990년까지 도로에 세워놓은 사인표지에 이름이 잘못 Morman

Point로 기재되어 있다가 그 후 정정했다고 한다.



Ashford Mill Ruins

1914년부터 1941년까지 간헐적으로 운영된 금광으로 190번 south 맨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운영이 간헐적이란 말은 경영 수지가 맞지 않아 한 회사가 손을 떼면 다른 인계자가 나서서 경영을 이어가고 그렇게 한 모양이다.

Ashford란 형제가 1914년 첨으로 Mill을 세우고 여기서 동쪽으로 5마일 떨어진 금광에서 금을 채취하여 여기서 추출작업을 했다고 한다. 당시 실제 거주했던 마을은 금광이 있던 그곳에 같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충분한 방문객은 여기서 5마일 떨어진 마을을 방문해 보면 마을의 잔재들이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울어라 열풍아 밤이 새도록

난센스 퀴즈에 단골로 출제되는 문제 - 대한민국에서 제일먼저 잠자리에 드는 사람-로 그 할매가 부른 유행가 노래 제목이다. 첨으로 방문한 Death Valley에서 첫날에 체험해 보고 비로소 알았다. 11월부터 2월 사이 여기 평균 기온이 25F - 75F(영하 4도 - 24도)이고 5월부터 9월 사이에는 100F-116F(38도 - 47도)라고 한다. 여름에 Death Valley가 찍은 최고 높은 온도는 1913년 7월 10일에 기록한134F로 56.7C라고 하였다. 내가 온 그날의 낮 최고온도가 114F였다.


낮에 몇 군데 구경할 때는 주로 차 안에 있어 별로 더운 줄 몰랐다. 오후에도 바람도 없고 구경 다닐만했는데 오후 해가 질 무렵이 되자 바람이 서서히 일기 시작하였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차를 Visitor Center 앞에다 세워놓고 저녁준비를 해서 저녁을 마쳤다. 바람이 서서히 더 강렬해지기 시작하였다. 근데 이번에는 바람 속에 뜨거운 열기기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아마 낮동안 지표를 달구어 뜨거워진 공기가 바람을 만나 열풍으로 변하는 것 같았다. 주변에서는 열풍을 피할 다른 장소는 없어 오늘 밤을 여기 비지트 센터 앞에서 보내려고 마음먹었다. 주변에 다른 차는 전혀 없었다. 자리에 누웠지만 잠도 청할 수 없을 정도로 차 안이 더워지기 시작하였다. 열풍만 아니라면 창문을 열어 놓으면 되는데 그럴 수는 없고 해서 제너레이트를 돌려 천장에 달린 에어컨을 가동했다. 그제야 찬바람이 내려와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발전기는 소리가 나기 때문에 일반 캠핑장에서는 저녁 8시 이후에는 가동을 금지하고 있다. 여긴 나 말고 다른 차들이 없기 때문에 틀어도 별 문제는 없다만 발전기를 밤새도록 틀 수는 없다.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고장 날 확률이 많다. 그래서 30분 틀고 20분 쉬고그렇게 하면서 더위를 조금씩 잊었다. 그 열풍이 그날 저녁밤새도록 불어대다가 정확하게 새벽 4시가 넘자 서서히 누그러지기 시작하였다. 결국 꼬박 밤을 새우고 아침이 되어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머리 털나고 열풍을 첨으로 경험해 보니 여름에는 Death Valley에서는 차박은 물론이고 텐트캠핑은 꿈도 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밤새도록 열풍과 씨름할 때 머리에 스쳐 지나갔던 공원 내

호텔들. 시원한 호텔방이 생각났다.



단테의 뷰에서 내려다본 Water Basin으로 하얀 것은 소금 포말이다.


Death Valley 사막지대.


열풍을 피해 산정 피서지로

어제의 열풍을 생각하면 오늘 구경으로 공원 보는 걸 끝내고 떠나고 싶었지만 약간은 아쉽기도 하여서 오늘 밤 하루 더 있기로 하였다. 그래도 열풍에 대한 대비는 하여야 했기에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았다. 제일 쉬운 방법은 공원 안에있는 호텔에 투숙하는 방법으로 돈을 들지만 에어컨이 빵빵한 방에서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니 오늘 낮에 구경하러 올랐던 Dantes View 산정상이 생각났다. 산높이는 1669미터로 그렇게 높다고는 할수 없지만 혹 정상에서 밤을 보낸다면 열풍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해가 질 무렵 단테의산으로 다시 달려갔다. 가보니 그 시간에도 방문객 차들이 몇 대 파킹장에 있었다. 여기 전망대 정상에는 다른 트레일도 없고 파킹장이 곧 전망대가 된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기시작하자 방문객들은 하나 둘 전망대를 떠나고 내 RV와 다른 방문객 차 딱 두 대만 남아 있었다. 신기하게도 단테의 지옥이 연옥을 지나 단테의 천국으로 변하고 있었다. 높아서 그런지 모기나 날벌레도 없고 공기도 드라이하면서도 열기를 전혀 품지 않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저녁 늦게 다른 방문객 차도 떠나고 내 RV만 남게 되었다. 밤하늘의 별들도 우찌 그렇게도 맑은지 삼발이(트라이포드)만 있으면 밤하늘이라도 찍어 보고 싶었다. 첫날의 열풍의 밤과는 다르게 둘째 날은 천국의 밤을 보낼 수 있었다. 그랜드 캐년의 Cape Royal Grand Hotel처럼 Death Valley에서 Dantes View Grand Hotel을 오픈하였다. 뜨거운 여름날에 Death Valley 국립공원을 방문한다면 Dantes View로 올라 전망대에서 차박을 해도 좋다. - JH-(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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