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원 앤 온리 디자이너의 장점과 단점

1년 4개월 정도 소규모 스타트업 1인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느낀 점

저는 경력 10년 차가 넘는 UX/UI/product 디자이너이며, 소규모 IT스타트업의 유일한 디자이너로 1년 4개월 정도 일했습니다.(현재는 퇴사한 상태)

일하면서 언젠가는 정리해 봐야지 했던 스타트업 원 앤 온리 디자이너로서 느낀 점!

1. 나 대신 일할 사람이 없고, 컨펌 체계가 불분명하다.

내가 팀장이자 유일한 팀원이자, 시니어이자 주니어다...

작업지시도 내가, 작업도 내가, 컨펌도 내가 함

참견하는 사람이 없고 가르칠 사람도 없는 건 나름 편한데, 아무한테도 디자인적인 조언을 얻을 수 없고 디자인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거나 트렌드를 공유할 디자이너가 없음

물론 혼자 하고 싶은 대로 이것저것 해보고 내 맘에 드는 대로 할 수 있을 때는 좋음

컨펌이 없으면 좋을 때도 있긴 한데 나도 확신이 없고 알쏭달쏭할 때가 있음

컨펌하는 디자인팀장이 따로 없고 연차도 적으면 디자인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수도 있음 주의

2. 여러 분야의 디자인을 하게 됨

디자인에도 여러 분야가 있고 아무리 UXUI 디자이너로 들어왔어도 ‘디자인’ 글자가 들어가거나 좀 디자인 비슷해 보이는 건 다 하게 됨

(모바일앱, 웹, SNS, 키오스크, 그래픽, 현수막, 배너, 카탈로그, 전단지, PPT, 명함 등등)

위의 걸 다 하다 보면 동시에 여러 업무를 진행하게 되기도 함

인하우스에서 일하면 한 분야, 한 브랜드를 깊이 있게 디자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일하다 보면 이건 그냥 제너럴리스트가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듦

3.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기 힘듦

이건 나만 해당될 수도 있는 건데,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공수보다 당장 작업할게 급하니 혼자 머릿속에만 있는 시스템으로 일단 빠르게 작업하게 됨

나의 경우에는 빠르게 결과물을 뽑아야 하므로 와이어프레임 단계도 건너뜀

디자인 시스템, 컴포넌트 정리 후 디자인 순서로 가야 하는데 자꾸 거꾸로 하게 됨

거의 다 디자인하고 나서 개발할 때 시간이 나면 그때서야 ‘아 이건 아닌 거 같은데’ 하고 정리하기 시작함

그리고 개선할게 보여도 당장 할 작업이 많아서 생각만큼 다 하지 못함

추가적으로...

제가 신입인데 사수 없이 스타트업 1인 디자이너 괜찮을까요?

인터넷이나 오픈채팅방에서 종종 이런 질문을 보곤 하는데, 질문자의 실력이나 의지, 사수 유무를 떠나서 도대체 이 회사는 무슨 생각으로 1인 디자이너를 신입으로 뽑으려는 걸까? 디자이너에 대한 이해나 예의가 갖춰져 있는 회사일까? 제대로 된 회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함

네?? 단점만 있고 장점이 없다고요???

.. 그것은 착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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