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영업사원의 회의 탐구.
모든 조직에서는 주간별, 월별, 분기별 또는 매일 회의를 통해 조직이 가고 있는 방향과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는 이를 '회의'라 일컫는다. 사전적 의미로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든 회의를 주관하거나 참석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 새로운 대륙으로 향하는 배처럼 나침반과 지도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에 회의는 중요하며 선원들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입사 이후 줄곧, 영업관리팀에서 사회생활을 하며 여러 팀장들과 일을 했다. 서울대 출신의 다혈질 팀장, 고졸 출신의 인문학적인 팀장, 전략실 출신의 엘리트적인 팀장 등 여러 팀장들과 매주 수요일이면 회의를 진행했고, 지금도 여전하다. 지난주 수요회의에서는 꽤나 진부하고 뻔한 이야기로 3시간을 소비했기에, 몇 년 동안 정리해온 3P 바인더에서 회의 부분을 쭉 훑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팀장들의 스타일에 따라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고, 필요한 숫자나 기억에 남는 글귀가 있으면 메모를 해두었다. 팀장들의 스타일에 따라, 사실상 기록할 필요가 없는 팀장도 있었다. 미시적인 현상, 단편적인 숫자, 목표 달성에 대한 요구의 반복이기 때문이다. 흔한 말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회의에는 딱히 기록했던 게 없었다. 왜냐하면, '뻔한' 소리이자 아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반면, 어떤 회의에서는 우리의 현재 상황이나 영업 현상, 또는 베스트셀러의 내용을 실무와 접목해서 이야기를 했던 시간도 있었다. 상반된 회의의 차이는 바로 물음표였다. 즉,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팀원들의 입을 열게 하고 생각을 움직이게 하는 트리거 같은 행위가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살펴본 사전적 의미에서 회의는 '여럿이 모여 의논함'이라는 것처럼 팀의 현재 상황과 영업현장에서의 문제점을 서로 의논하면서 새로운 해답이나, 자극을 느꼈다. 그래서인지 그러한 회의에는 빨간 줄로 배울 수 있는 글귀를 굵은 글씨로 적어 놓았다.
뻔한 뻐꾸기만 날리는 회의에서 팀원들과 서로 소통하고 비전을 볼 수 있는 회의의 차이점은 '질문하는 광장문화'에서 출발하는 것을 3년 치 회의 메모에서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른다고 실력이 쌓이는 것이 아니다. 경험을 해야 실력이 쌓인다."는 회의 때 적은 글귀처럼 시간 때우기가 아닌 경험을 쌓는 회의에서 우리는 진보할 수 있다. 자 그럼, 다음 주 회의에서는 나부터 건설적인 질문을 한번 해보려고 한다. 훗날 회의를 주관할 기회가 온다면, 글귀 하나쯤은 가져갈 수 있게 만드는 리더가 되고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