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름에 꽂혔다
이름, 평생 부르고 불리는.
영희, 풀, 하늘, 고양이, 트위터
나는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이름이 있어서 내가 된다. 기억하는 모든 것들이 이름이 없으면 나는 너를 특정할 수 없다
내 이름을 내가 불러보면 그 이름에 쌓인 무게가 가볍다. 나는 더럽고 추악했다. 내가 소비한 감정들이 내 이름에 오물처럼 흘러내린다. 왜 그랬을까 그 때의 난.
결점들이 테트리스처럼 잘도 아귀가 맞아 쌓인다.
차라리 오류들이 쌓여 bgm과 함께 리셋이라도 된다면 나도 러시아 춤을 출텐데.
영희, 나의 부인 영희
영희라는 이름은 불러도 불러도 좋다. 영희라니, 아무리 여러번 불러도 부드러운 이름이다. 이름 때문이라도 나는 영희와 평생 잘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떤 이상한 일들도 다 흘러내려갈 것 같은 발음이다. 영희, 영희, 영희, 영희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