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과 암기력이 좋아지고 싶은 여러분이 꼭 알아야 할 방법!
아래 나오는 숫자를 눈으로만 보면서 암기해 보세요. 제한시간은 10초입니다.
0301041908151225
10초가 지났으면, 이제 눈을 감고 외운 숫자를 말로 해 보세요!
여러분은 몇 개를 기억하셨나요?
혹시 여러분이 위의 숫자들을 순서대로 기억하려고 했다면, 여러분은 주입식 교육의 피해자라고 확신합니다.
왜 제가 이렇게 강하게 말을 할까요? 그 이유는 아래를 보면 아실 수 있습니다.
0301
0419
0815
1225
위의 숫자를 4개씩 나눠서 표현한 이유. 이제 아시겠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바로 '기념일'이었습니다.
0301은 삼일절, 0419는 419혁명, 0815는 광복절, 1225는 성탄절을 나타내는 날짜였습니다.
속았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바로 공부와 생각정리의 기초능력인 '청킹'에 대한 능력을 간단히 테스트해 본 것입니다.
우리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몇 개의 숫자로 이루어져 있나요?
바로 7개 입니다.
국번이나 통신사 번호를 제외한 전화번호의 숫자는 몇 개로 이루어져 있나요?
대부분 7~8 자릿수입니다.
7개의 숫자로 이루어진 게 과연 우연이었을까요?
우리는 조지 밀러의 '매직넘버세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린스턴대학교 인지심리학 교수인 조지 밀러는 1956년 한 학술지에 '마법의 숫자 7±2 : 인간의 정보처리능력의 한계'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의 핵심 내용은 바로 인간의 단기기억의 용량이 일반적으로 5~9개 정도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7±2가 의미하는 건 단순히 개별 항목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바로 '7개의 청크' 즉, '7개의 의미상의 덩어리'를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청크란 '1개의 의미를 지닌 단위'를 말하며, 청크 단위로 묶어서 이해하는 것을 '청킹'이라고 합니다.
청킹의 또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01039301923
010-3930-1923
여러분은 둘 중 어느 것이 더 기억하기 쉬우십니까?
네 맞습니다. 대부분 후자가 기억하기 쉬우실 겁니다.
이처럼 전화번호, 계좌번호, 사업자등록번호 등에 하이픈(-)이 있는 이유도 바로 '청킹'을 활용한 생활 속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다시 한 번 문제를 풀어 보겠습니다.
처음 문제와 동일하게 10초의 시간동안 눈으로만 보면서 암기해보세요.
NGOFIFAKOTRAFBI
눈을 잠시 감고 기억하는 대로 단어를 암송해보세요.
어떠셨나요? 여러분이 예상했던 철자이신가요?
이 문제의 의미상의 덩어리는 바로 NGO / FIFA / KOTRA / FBI 라는 4개의 청크였습니다.
모두 기관의 이름이었지요. 혹시 여기서 KOTRA를 KOREA라고 보셨나요?
KOTRA는 한국무역진흥공사라는 공기업의 약자입니다.
이처럼 청킹은 우리가 갖고 있는 기존의 지식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한 기존 배경 지식에 따라 청킹이 잘 되기도 하고, 왜곡이 되기도 하지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그 분야의 '청크'를 일반 사람들보다 월등하게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세돌 9단과 같은 프로 바둑 선수들은 몇 초만 바둑판을 쳐다 보더라도 손쉽게 바둑판을 그대로 복기해 냅니다.
우리도 이제 한 분야를 학습할 때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 '청킹'을 의식적으로 반복적으로 훈련한다면, 보다 전문가의 길로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청킹의 간단한 내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후 청킹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적용 사례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