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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ia Apr 01. 2024

20240331_일월저수지에서

      

     오후 햇살이 너무 좋다. 목적지가 따로 없더라도 나가고 싶게 만드는 날씨이다. 아마도 봄이 왔으니 햇살 좋은 날들의 연속이겠지? 수원에 여러 저수지 중 하나인 일월저수지로 산책을 갔다. 일월 저수지 옆에는 얼마 전 개관한 일월 수목원이 있어 수목원에서 식물도 보고, 저수지 둘레를 산책할 수도 있다. 일요일이라 나들이객이 많이 보였다.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한가롭다. 어딘가에서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봤다. 요즘 대학생들은 뭐 하면서 놀까? 궁금해 두 귀를 쫑긋 세웠다. 노랫소리도 들린다. 어느 대학 동아리에서 온 건지 잔디밭에서 삼삼오오 동그랗게 둘러앉아 있다. 뭔가를 들고 원 밖으로 열심히 뛰어다닌다. 수건 돌리기 놀이다. 그 모습을 보다 보니, 내가 대학 다녔을 때를 잠시 회상했다. 이런, 일주일에 6.5일을 술 마시고 다녔던 기억이 났다. 참 좋을 때다. 낙엽 굴러가는 소리만 들어도 웃음이 날 때지. 난 어느새 젊은 친구들을 보고, 이런 말을 하는 나이가 된 건가. 웃음이 났다. 그나저나, 내가 어렸을 때도 하던 수건 돌리기를 요즘도 하다니... 놀이 개발이 시급하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적당했고, 저수지에 윤슬도, 한가로이 헤엄치는 새들도. 모든 게 좋은, 그런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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