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만난 지렁이
세상이 온통 진해졌다.
진해진 색, 진해진 풀내음
나는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아래를 내려보았다.
그리고 오랫만에 지렁이를 발견했다.
안녕, 오랫만이야
초등학교 때는 학교 수업시간에 지렁이를 짤라보는 실습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 때는 그게 그렇게도 신기했더랬다.
몸통이 짤렸는데 살아있다니
20년이 흐른 지금은 잘 만지지도 못하겠다.
한동안 바라보다
한번 만져볼까 머뭇거리다
그냥 말자며 집으로 돌아와버린.
이제는 지렁이가 신기하기보단 반가운 나이.
아니,
지렁이보단
지렁이는 바라보는 내가 반가운 나이.
오늘은 마음에 여유가 조금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