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도 이렇게 바쁠 줄 누가 알았대?
스여일삶 월간 회고모임 #2
2021년도 벌써 두 달! 지난주 한의원에 간 박나래를 보다 괜히 공감해버렸지 모야. 유리컵에 물이 넘칠 듯 말 듯, 피로감이 찰랑찰랑 차오르는 2월을 보냈어. 20대일 땐 몰랐어. 그 시절을 열심히 보내면 안정과 여유로 채워진 미래를 만날 줄만 알았지. 근데 그 미래가 30대를 말하는 건 아니었더라 ^-^ 여전히 바쁘고 버겁지만 나는 앎과 지혜로 채워져 가는 지금 이 나이가 참 좋아. 2월엔 모든 '버거움'이 불쌍하고 슬픈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 참 기분 좋은 버거움으로 찰랑찰랑 넘치는 한 달이었더라-
3월 3일 새집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어. 회사가 용산으로 이사를 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부터 마음에 담아 두었던 오피스텔에 입성하게 되었고, 어쩐 일로 부동산 대책의 수혜자가 되었고, 지난 한 달은 정말 마음에 드는 아이템들을 좋은 가격에 우연히 득템해나가고 있어. 좋은 일에는 마가 끼기도 하는 법인지라 마음고생도 많았어. 천정부지로 오르는 서울 전셋값에 마음을 졸이기도 했고, 안하무인 부동산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고, 결국 날짜를 맞춰내지 못해 한 달간 서울을 전전하며 동생집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기도, 바쁘디 바쁜 카카오 대출 덕에 쫄깃한 심장을 부여잡기도 했지만, 결국 시간이 흘러 흘러 그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어.
회사에 라이브 커머스 TF가 생겼고, 내가 그 조직을 맡게 되었어 (럭키!)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하는 우리 회사에서의 커머스 사업 방향에 대해 내 개똥철학이 반영된 부분이라 더 의미 있고 기쁜 것 같아. 게다가 최근 커머스&미디어 분야에서 가장 핫한 분야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정말 바쁜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 그중에서도 제일 감사한 건 팀빌딩이야. 이제 눈빛만 봐도 손발이 척척 맞는 애정 하는 선임이 있고, 재입사 소란을 피우며 화려하게 컴백한 귀염둥이, 그리고 새롭게 조인할 두 친구들도 잔뼈가 굵은 능력자에 우리 팀과 최강 호흡을 자랑을 예정이라 3월에 준비된 일들을 달려 나갈 생각에 너무 기대돼!
8회 차로 구성된 MBSR 일반과정을 두 번째 신청했고, 오늘이 마지막 수업 날이었어. 4개월간 수업을 들으며 온전히 몰입한 덕에 마음 챙김/명상의 기운을 내 일상 깊이 가져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추천추천) 바쁘게 지내면 잊고 지내기 쉬운 '마음, 감정'이라는 친구에게 가끔 의도를 가지고 관심을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큰 힘을 체험하고 있어- 어느 날의 일기
많은 일이 생겼다가 사라지길 반복하며 바쁘게 지냈고, 수많은 일들 속에서 나의 감정은 또 오르락 내리락을 거듭했어. 수요일 최근 길엔 엄청 슬펐어, 목요일 퇴근길은 매우 기뻤지. 금요일 출근길에는 생각했어. "명상을 한다는 애가 왜 이렇게 일희일비해?" 하지만 그 자조적인 생각도 잠시. 이 나이에 이렇게 순수하게 기쁨과 슬픔을 온전히 만끽하며 산다는 게 축복처럼 느껴져 괜히 웃음이 났어.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다 웃어버렸어-
연말 평가 결과가 나왔고, 연봉 오퍼가 있었어. 협상이라는 걸 해보고 싶었지만 작은 마음에 시도도 해보지 못했고, 대신 지난 11년의 연봉과 인센 테이블을 그려놓고 혼자서 분석을 해봤어. 숫자로 읽은 내 지난 11년
첫 5년간 평균 인상률은 2.5%였고, 최대는 3.3%, 다음 5년간 평균은 17.8%, 최대는 35%였다. 제발 초년생 때 회사생활 미래 없다고 포기하지 말자
이직 테크 전략 vs 한 회 사에서 존버 전략, 어차피 결과는 같다. 그렇다면 내 선택은 다양한 경험을 동반하는 이직 테크라는 확신.
지금까지 10년은 경험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선택했지만, 내년부터는 목표 연봉을 정해두고 의사결정을 하기로 했어. 빠샤-
우연한 기회에 동종업계에 계신 분을 만났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천직이라 믿고 Exit 할 계획도 없으며, 대학에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전공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밀고 나갈 생각이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그 순간, 후광이 비치며 그 사람에게서 반짝반짝 빛이 났어. 마음속에 품고 살면 내가 멋있다 느껴지는 꿈들이 있잖아. 예를 들면, 자수성가해서 건물주가 된다거나, 내 이름으로 책을 출간한다거나, 대통령...? 아니 아니 임원 혹은 사장이 되는, 사업을 하는 꿈을 남몰래 꾼다거나. 남몰래 꾸는 꿈의 단점은 나 스스로에게도 드러나지 않기도 하고, 쉽게 잊히기도 한다는 점인것 같아. 이번 기회에 나도 남몰래 꾸던 꿈에 조금 속도를 내보려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었어. 올 연말에는 입학신청서를 낼 생각이야 (찡긋)
오랜만의 슈퍼비전. 쌍엄지 척을 받았어. 오예- 평소에 열심히 지내는 인간 최나라의 모습을 봐온 것이 코치 최나라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고 하셨고, 고객을 향한 애정을 비언어적으로 경험하셨다고 했어. (너무 칭찬) 멘토 코치님은 '여유, 깔끔, 담백'이라는 키워드를 주셨어. 코치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담백하고 여유 넘치는 사람이고 싶다고 늘 생각했는데, 조금씩 그 여러 모습들이 일치해나가는 지점을 만난 것 같아 기뻐. 직관을 강점으로 활용하는 훈련. 훅훅- 들어가자!
후기: https://www.instagram.com/p/CK_XdB7JrNW/?utm_source=ig_web_copy_link
이달의 책 . 사마타와 위빠사나, 불교 스터디에서 읽은 책. 뜻밖에 아빠와 연결되는 계기가 되었어.
이달의 신문물: 클럽하우스, 말해 무어해- 하지만 금세 흥미를 잃었다고 한다
이달의 서비스: 당근 마켓, 덕분에 이사 가는 집에 짐을 줄일 수 있었고, 새롭게, 내 취향으로 가득 찬 인테리어를 할 수 있게 되었어. 기대하시라 둑두ㅜㄱ두구두구두구-
명상으로 간신히 마음과 생각에 스페이스를 가지게 되었고, 예민함이 다시 올라오지 못하게 일상도 잘 정돈해두었는데, 최근 바빠지기 시작하면서 다시 흐름을 잃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 오늘 오전 코칭을 받았는데, 바쁜 와중에도 내가 꼭 지켜내고 싶은 건 팀워크이라는 게 명확해졌고, 팀원들과의 관계 속에서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다시 찾을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어. 기대되는 3월을 15분 앞두고, 2월 회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