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여일삶 월간 회고모임 #9
어느 달보다도 걱정이 많았던 한달이었는데, 9월의 마지막 주, 한달을 돌아보는 지금 그 중 어떤 걱정도 선명하지 않다. 역시나 걱정은 허망하고 무용한 것이구나 싶다가도, 그 수많은 걱정들을 밀쳐내고 맞이한 오늘의 나는 얼마나 또 하찮았을까- 하고 내 걱정들을 향한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또 다시 공부병이 도졌다. 해야할 일을 해야할 때에 마치지 않은 댓가가 얼마나 크던가. 공부를 해야할 때 소홀히 했던 댓가로 졸업하고도 12년째인 지금, 거의 모든 해에 학교 고민을 하고 있다. 그간 고민만 하고 행동에 옮기지 못했던 연유는 why mba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mba를 마친 후, 나의 5년 뒤, 10년 뒤가 어떤 모습일지 그려지지 않았을 뿐더러, 5년 뒤, 10년 뒤의 내 모습을 구체화하는데 mba가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도 없었기에 그 고민의 무게는 꽤나 진지했을지 모르겠으나, 금방 식어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떠올라 회사 생활을 조금 더 오래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빼꼼 고개를 들었고, 회사에서의 하루하루에 고리타분한 이론적 지식과 금송아지같은 인맥이 아쉬움을 뼈저리게 체감하는 중이라, 회사 생활을 더 연명할 준비를 한다면, 그래서 mba를 간다면 그때는 바로 지금이리라- 하는 확신이 들었다. 너무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 진심어린 조언들을 성숙하고도 따뜻한 목소리로 접하고 있는데, 그 중 어떤 분의 말씀이 또 발목 근처에 다가와 발목을 끌어당긴다. 회사생활이든, 사업이든, mba를 다녔다는건 대안을 만들려는 노력, 수세에 몰렸을 때 숨구멍을 하나 만들어두려는 노력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교활한 토끼는 숨을 세개의 굴을 파둔다고 했다. 나에게도 세번째 굴이 필요한걸까- 원서 마감 기한, 한달안에 확신을 가지고 어떤 결정이든 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자유 연상으로 기억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어, 오늘도 사진첩을 털어보았다.
1) 9월에 나는 정말 오랜만에 러닝을 했다. #노들섬 #3키로
2) 9월에 나는 (노래를 부르던) 올해 첫 수영장에 다녀왔다 #인천 #시메르
3) 9월에 나는 정현이에게, 시완이에게, 엄마랑 욱이에게 총 다섯번의 식사를 대접했다 #솥밥
4) 9월에 나는 토요일마다 총 세번 양주에 다녀왔다 #용하다는도사 #비염엔고의원
5) 9월에 나는 열번 즈음의 방송을 했고, 어느덧 그 모든 방송들이 손에 익어 있었다
6) 9월엔 정말 예쁜 수많은 하늘을 만났고,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7) 9월에 내 인생 첫 로또에 당첨됬다 #오만오천원
8) 9월에는 지난달보다 543보 더 걸어서 평균 4,204걸음을 걸었고, 가장 많이 걸은날은 12천보였는데 그래도 작년보다는 걸음수가 700보나 줄었다.
1) 오징어게임 (별네개): 스토리는 참신했고, 연출은 섬세했으며, 나는 매우 몰입했으나, 필요 이상으로 너무 잔인했기 때무네 별을 하나 빼보았다.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 같지만, 스토리가 너무 매운맛에 비현실적이었던지라 의도를 곱씹어볼 틈은 없었다.
2) DP (별다섯개): 물론 조금은 극적으로 표현되었다고는 하지만 군대란 저런 곳이었구나, 아니 저런 일도 벌어질 수 있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지나치게 심각해질 틈 없이 재미있게 정주행 해냈지만, 어딘가 필요한 곳에 가서 닿아 필요한 이들에게 메세지와 자극이 되기를
3) 환승연애 (별세개반):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환승연애. 실컷 재미있게 봐놓고, 모두의 연애가 너무 찌질해서 짜증이 나버린 바람에 평점 와장창. 모든 연애란 결국, 이럴 수 밖에 없는 것인가
4)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 (별다섯개): 마블 영화인줄도 모르고 쫄레 쫄레 따라가서 보고 온 영화. 샹치도 텐링도 전부 중국 이름인 줄 알고 하품하며 보러갔는데, 사실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유쾌하고 신나서 엔딩크레딧 배경 음악에 춤까지 추며 영화관을 떠났던 영화
+)와 나 이번달에 핫한 콘텐츠는 다 봤네. 부지런했다. 칭찬칭찬해 > <
1) 양인환대: 신용산 맛집하면 열에 8-9은 1등으로 꼽는 양인환대 나도 드디어 가봤다! 웨이팅올리고 40분즈음 친절한 전화를 받고 달려갔고, 서비스로 주신 두부탕부터 갖가지 양념, 곁들여먹는 음식, 한점 한점, 음식에 대한 설명, 요리 등등, 함께 먹으려고 가져갔던 와인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한끼.
2) 무아: 신사에 위치한 계절 요리집 (내맘대로 계절요리라고 부른다) 8코스가 무려 9만원대라 가끔 기분내러가기 부담이 없는데다, 계절을 충분히 느끼기가 너무 바쁠 때 가끔 들르기 좋다. 엄마랑 같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마침 예약이되어 엄마랑 방문.
3) 어항로, 효뜨: 신용산 대표 맛집들 다회차 방문한 효뜨에서 이번엔 최고의 메뉴 조합을 찾았고 (바지락 공심채볶음+돼지고기 덮밥+치킨에 고수 돌돌돌 말아서 먹기!) 어항로에서는 너무너무 맛있는 가을 전어를 만났다. 이로서 계절음식 집착인간 인증!
+) 우리집 솥밥. 쌀알이 설익은 데 없이 고루고루 잘 익으면서도, 곁들여 올린 가지는 촉촉하게 수분을 머금고 있고, 그 위에 올린 고기는 고기랑 비볐을 때 딱 좋을 수 밖에 없는 간장, 후추 비율을 찾아냈다! 헤헤
엄마가 서울에 다녀갔고, 아빠가 다음주에 다녀갈 예정이다. 이번 주를 계기로 또 우리 가족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까. 그 일이 나에게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부지런한 친구가 생겼다. 주말 내내 시간을 쪼개서 알차고 알차게 보낼 수 밖에 없는 날들이 이어지고, 영양제를 챙겨먹기 시작하고, 운동일수를 카운트하고, 삼시세끼 꼬박꼬박 안부에 대답을 해야 하는 날들이 익숙한 듯 어색하고, 반가운 듯 불안하다. 오늘의 이 기분을 10월엔 어떻게 기억하게될까-
그리고 마지막, 9월의 중순에 날아온 올해의 중간평가에서 기억해야 할 이야기들
- 사업을 일으키는 데에는 로드맵니라는 것이 눈에 보여서 하나하나 해내는 과정이 모두가 의미 있지만, 스케일 업을 하는 과정은 완전히 다른 국면이라는 것을 잊지 말것
- 파이프라인의 의미
- 전사에 우리 사업/아젠다를 위한 advocate group 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 10x thinking / shoot for the moon
- 리더십, 새로운사업어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