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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초이 Oct 31. 2021

10월 회고

잘~놀고, 마~니 힘드러따!!! 

스여일삶 월간 회고모임 #10

또또또또또또또또 길고 길었다. 올해의 모든 달이 길고 길었지만 이번달은 유독 길었다. 오늘의 회고 타임을 앞두고 10월을 '기억'에 의존해 돌아본 찰나에는 지난 1주일의 인텐스한 일의 기억과, 조금 힘들었던 개인사만 떠올랐을 뿐이다. 기억을 넘어 '사진첩'을 열어보니 호캉스며 여행이며 서울 곳곳을 누비며 하하호호 즐겁게 웃고 떠들던 내가 있었다. (아주 아주 많이 즐거워보이는 내가 있었다) 

다시 한번 생각했다. 기억은 무섭게 나를 갉아먹는다. 


 

1. 하얏트에서 1박 

호캉스메이트 가은이랑 하얏트를 예약했다. 휴가다운 휴가를 못다녀왔다는 보상심리를 영끌해서 야심차게! 올해의 여느 여행처럼 비가 내렸고, 일이 치이고 바빴던 우리는 늦은 체크인을 했다. 와인이 무제한 제공되는 해피아워가 포함된 클럽라운지도 예약이 되어 있었던터라 아무리 이동을해도 몇 보 되지 않는 그 호텔이라는 공간에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뛰어놀았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날씨였지만 비를 맞으면서도 기어코 야외 수영장에 몸을 담갔고, 자쿠지에서 시간을 보냈다. 


2. 속초/삼척 여행  

휴가다운 휴가를 못다녀온 서러움이 무색하게 우연한 계기로 속초로 온전히 내 취향의 2박 3일 휴가를 떠났다. 마음에 쏙 드는 숙소에서 푹쉬고, 모든 끼니에 맛있는 음식으로 마음과 영혼을 채우고, 사진도 실컷 찍었다. 둘째날 아침 아야진 해변을 걸으면서 맞이한 동그랗고 빨간 해를 잊지 못할 것 같다. 그 해에 물들여진 보랏빛의 하늘도, 그 길을 따라 애교를 부리던 고양이도. (몬데 벌써 아련해...) 함께한 친구는 잠깐의 바다 수영으로 발가락 골절을 얻었다. 수술을 위한 일주일의 입원은 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에서 자유롭게 수영하던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더랜다. 가끔 우리는 행복/좋은 기억이라는 것이 순도 100%의 아름다움으로 채워져 있을거라 착각하지만 알고보면 꼭 그렇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어떤 행복은 약간의 고통과 수고를 감내하더라도 여전히 행복이고 성취다.


*첫번째 숙소는 아야진해변의 아야트라는 오픈한지 한달이 채 안되는 숙소였는데, 여행을 마음먹었을 때 마음에 드는 숙소는 이미 모두 예약이 마감이라 포기하고 있던 와중에 레이더에 걸려서 오픈런으로 예약에 성공했다. 통창과 그 너머로 펼쳐진 오묘한 색의 아야진 해변, 그리고 그 깊은 바다를 욕조에서 목욕하며 바라볼 수 있다는 것 :)  


* 두번째 숙소는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더라는 삼척 사유의숲. 정말 우연한 계기로 함께한 친구의 지인이 취소하려는 예약을 전해 받았다. 너무 예쁜 수영장, 그 위로 뭉게구름이 떠다니는 시원한 하늘, 구석구석 감성이 가득한 공간, 허리 통증을 얻었던 뒷마당에서는 바베큐를 구울 수도 있고 욕조에서 수영을 할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 넓은 공간을 독채로 쓸수 있다는 것 :) 


3. 찰나에 끝나버린 베짱이의 삶

1) 짧디 짧은 베짱이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니 새로운 보스가 출근해있었다. 팀과 함께 오손도손 즐거운 점심을 먹었고, 고생이 많다며 격려차 용돈을 현금으로 쥐어주기도하는 따뜻하고 아빠같은 보스! 이후 시간이 더 지난 뒤에는 서너번의 온보딩 세션과 1:1을 거치며 아주 천천히 적응기를 거치는 중! 부디 연말까지 HIT !!! 


4. 일의 기쁨과 슬픔 

6일동안 8개의 방송을 쳐내고 해내고 다시 2일동안 4개의 방송을 앞둔 지금 책상에 앉아 드는 생각들을 가만히 되돌아 본다. 그리고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팀 친구들의 머릿속/마음속도 차분히 떠올려본다. 애석하게도 느낌표도 마침표도 요원하고, 물음표만 가득하다. 인생은 순간 순간을 들여다보면 비극이지만, 전체를 보면 희극이라고 하는데. 반대로 우리팀은 하나 하나를 들여다보면 명랑 성장 드라마가 확실한데, 팀 전체를 놓고보면 비운의 여주인공이 따로 없는 것 같다. 모든 주제가 그러하듯이 일 또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끌어안고 있을게 분명한데, 그것이 나만의 문제였을때에도 옳고 그름을 알기가 쉽지 않았는데, 팀의 문제가 되니 옳고 그름과 정도를 내가 결정한다고 모두에게 정답이 되는게 아니더라. 각설하고, 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난 일주일보다 모두 함께 보낸 일주일을 뒤로한 그 다음 일주일이 더 중요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해보면서 무거운 마음을 조금 더 현명하고 선명하게 바로 잡아본다. 


5. 이달의 사진첩털이 

많이 먹고, 많이 마시고, 많이 돌아다녔구나아 


그외 

- 백신을 맞았고, 울렁거림과 두통을 얻었다. 너무너무 졸리고, 술을 마시기가 어려워진 것 같다. 

- 내 속마음을 쏙- 알아주는 피티 선생님을 만나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이 계기를 잘 살려본다면 어쩌면 운동에 다시 재미를 붙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조금 설렘! 

- 드디어 기다리던 가구가 모두 집에 도착했고, 조명도 설치되서 조금 더 아늑하고 완성된 집이 되었다. 이제 정말로 홈 스윗홈 

- 그 친구의 가족들을 만났고, 

- 정말 많은 영화를 봤고, 

- 속시끄러운 서울행 가족사는 조금씩 마무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 


이번달도 고생많았다 나자신 증말! 

다음달 잘 수습하고, 아름다운 연말을 준비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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