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집사의 고군분투기
고양이들의 주집사가 된 시점에 난 대학의 모든 학기를 마치고 졸업을 유예한 취업준비생, 한 마디로 백수였다. 시간은 많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는 시기였다. 원서 쓸 곳을 알아보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또 작성하고… 어느날은 취업 설명회/박람회를 찾아다니고, 인적성 공부를 하고, 면접 준비를 했다. 그런 와중에, 내가 아이들의 놀이와 식사, 화장실, 약 등을 챙겨야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
엄마는 고양이들의 표정만 봐도 바로 상태를 알아보곤 했다. 그에 반해 나는 언니라는 포지션으로, 아이들을 무조건 예뻐할 줄만 알았다. 늘 집 안 서열 최하위를 담당하였는데, 고양이들을 예뻐만 하다가 정도가 지나치면 냥냥펀치로 혼나기도 하는 존재였다. 그런 내가 갑자기 세 아이들의 평온한 일상을 책임져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애정이 큰 만큼 잘 하고 싶었지만, 처음에는 마음만 앞서고 어설펐다. 고양이들이 나를 부르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무조건 밥부터 주고 보았다. 서투르고 막막하기만 했던 고양이 케어였지만, 10여 년의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어느정도 집사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게 되었다.
처음 고양이를 돌보게 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세 고양이의 집사 역할 수행기를 남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