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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크랜디아 Jan 19. 2022

엄마에게 중요한 건 뭐야?

오롯이 나를 위한 가치사전을 만드는 여정의 시작

아이와 마주 앉아 퍼즐을 하던 평화로운 어느 저녁이었다. 퍼즐 조각을 뒤적이며 해밀이가 물었다.

“엄마에게 중요한 건 뭐야?”

3년 하고 반 정도의 시간 동안 열심으로 이 세상을 탐험하고 있는 이 작은 인간은 요즘 뜬금없는 질문이 많아졌다.

보통은 빠른 대답을 안 해주면 보채기 일쑤기 때문에 칼답을 해주는 편인데, 이 질문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글쎄,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한데…”라고 답했다.

“응 그래.”라고 짧게 대답하고는 퍼즐 조각 찾기에서 눈을 떼지 않는 걸 보니 진짜 궁금해서라든가, 정말 엄마에 대해 깊이 알고 싶어서라든가 하는 이유로 물어본 건 아님이 자명했다.

그렇게 아이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보채지 않았지만, 정작 그 답을 간절히 듣고 싶어진 건 다름 아닌 나였다.


나는 재밌는 인생을 살고 싶은가,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은가?

나는 나를 믿고 사는가, 다른 절대적인 존재를 믿고 사는가?

나는 현재를 사는가, 미래를 사는가?

나는 소소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가, 크고 빛나는 것들을 갈망하는가?

나는 나에게 인정받는 삶을 살고 싶은가, 세상에 인정받는 삶을 살고 싶은가?

나는 안정된 삶을 살고 싶은가, 불안정하지만 변화하는 삶을 살고 싶은가?

나는 명예로운 삶을 원하는가, 권력을 가진 삶을 원하는가?

 어떤 질문들은 위의 질문들처럼 양자택일의 문제로 정의되지 않는 것들도 많다.

그래서 가정, 종교, 일, 취향, 재력처럼 큰 카테고리 안에서 세부적으로 좁혀 들어가며 내가 의미 있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정리하는 방법도 필요할 것이다.

돈을 얼마나 중요한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살아가고 싶은가?

나는 이 사회에서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가?

나는 어떤 부모이고 싶은가?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나와 결을 같이 하는 이들에게는 꽤나 보편적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될 것 같다.

2022년은 번듯한 새해 계획 하나 없이 시작되었지만, 늘 그렇듯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이 불현듯 다가왔다.

이렇게 오롯이 나를 위한, 나에 대한 가치사전을 만드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대답하지 못한 그 질문의 답을 내 안에서 끄집어내 나에게 들려주고,

아이에게는 그 가치들을 따라 살아내는 나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답을 주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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