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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Toronto Nov 10. 2024

Irish Whiskey and beyond

new golf buddies @ Flemingdon Golf Club

새벽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베란다에 나갔더니 오늘은 기온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바람도 불고 있었고, 게다가 비까지 스멀스멀 내리고 있어서 운동을 하지는 못할 날씨로군.. 하면서 어제 Vito에게 못 가져다준 캘리포니아산 Meiomi Pinot Noir 한 병과 너무 달콤해 맛보라 하고 싶었던 청포도 몇 송이를 가지고 플레밍던 클럽에 도착했다. 마침 비토가 있었고, 그는 즐겁게 내가 가져온 와인과 포도를 받았다. 난 몇 달 전 이곳에서 게임을 시작하기 전 비토가 종이 커피  잔에 잔뜩 따라준 맛있는 위스키를 마시고서 Chip-In Birdie를 했었다. 칩인 버디는 평생 세 번째였다. 그리고 2nd round 때 그 이야기를 들은 비토가 고급 럼주를 또 따라 주는 바람에 그것 역시 꿀꺽꿀꺽 다 마셔 버리고 제대로 흥겹게 골프를 마쳤었다. 그 갚음을 하겠다며 오늘 그에게 와인을 가져다 준거다.

그런데, 그런 불순한 일기가 점점 천상의 밝음과 상쾌함으로 화해 가고 있을 때 뉴질랜드산 쇼비뇽 블랑 한 병과 함께 느닷없이 등장한 이가 있었으니.. 악섹트로 보아 100% 아이리쉬가 분명했다. Holy.. wine party now!? 난 즐겁게 소리쳤고 Vito는 Jerry를 내게 소개했다. 그러고 나서 난 클럽 하우스에 앉아 조용히 비디오 정리와 편집을 하고 있었는데 제리가 비토와 콘서트 얘기를 하고 있었다. Bruce Springsteen 이 어쩌고 저쩌고.. 오마이가쉬!

Bruce Springsteen:

     Twist & Shout/ La Bamba


스프링스틴이 여길 왔다고!? 난 제리에게 소리쳤다. 제리는 Scotia Bank Theater에서 공연했어! 라고 대답했다. 그러고 나서 Jerry는 내게 자기 그룹과 같이 치자도 제안했고, 난 이 천상 아이리쉬 젠틀맨이 마음에 들어 같이 플레이하게 된 거다.


장비 준비를 마치고 뜨거운 커피를 따라 들고선 클럽 하우스를 나서려는데 제리가 날 붙잡았다. 위스키 넣어서 마셔야 돼.. 콸콸.. 더블샷의 거의 두 배 정도의 양을 따랐다. 어이구.. 그러고 막 문을 나서려는데  클럽 오너인 비토가 날 또  잡았다. 이거 정말 좋은 위스키야, 하며.. 마침 죠니워커 블랙 1리터짜리가 보이길래, ok 그럼 오랜만에 죠니워커나 마셔볼까? 했더니, 그걸 어떻게 마셔 it's garbage! 말도 안 된다며 크리스털 병 정도로 보이는 고급 위스키를 집어 들더니 종이 커피잔에 콸콸 따랐다. 맙소사.. 결국 난 위스키 잔뜩에 커피 좀 부은 잔을 들고 서있게 된거였다.

어쨌든 이렇게 엄청난 양의 위스키를 뜨거운 커피에 타서 마시게된 난, 나는 듯한 기분으로 마구 후려 갈겨 첫홀에서 원온을 시켰다. 짧은 거리지만 그래도 파 4인 홀이고, 슬라이스 홀이라 매번 우측으로 휘어져 날아가곤 했었다. 다들 입이 떡 벌어졌고, 난 공이 좋아 그런거야.. 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두홀도 못가서 제리는 그의 아이리쉬 위스키를 또다시 우리 세명에게 돌리고선 cheers!! 두번째 홀에서도 난 악성 스트레이트 드라이버 샷을 날려 이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이번엔 좋은 위스키를 마셔셔 그래.  흐흐

그리고 Hole No.7 에서 제리는 또 다들 한순배를 돌렸다. 그 와중에 일행 중 한사람인 Italian 인 Frank 는 내게 쿠바산 시가를 권했다. 골프 게임에서 골프를 잘하면 이렇게 극진한 환대를 받곤 한다. 제리는 내가 5번 아이언을 안가져 온걸 보고는 자신의 5번을 기꺼히 빌려줬다. 내가 그의 Taylormade Burner Bubble 샤프트가 stiff해서 좋고 grip 도 아주 좋아! 라고 하자, 그런 전문적 코멘트는 오랬만에 들어본다고 좋아했다. 제리는 내게 위치가 고정되는 tee도 하나 선물로 줬다. 아이리쉬랑 코리안은 많이 통한다고 난 그에게 말했다. 우린 똑같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오랜동안 수많은 어려움를 극복해내고 지금 잘 해가고 있다며.. 또 이렇게 술을 좋아하고 나누며, 짖굳은 농담도 서로 잘 한다며..  그와는 친분이 오래갈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제리는 플레이 자체 보다는 잃어버린 공들을 주워 동반자들에게 나눠 주는걸 더 즐겼다.

그는 고향 Belfast를 비롯 유럽 각지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IBM Mini 컴퓨터 시스템을 담당하던 기술 영업 출신이어서 hp 출신인 나와 여러모로 말이 통했다.

그 사이 프랭크는 약속이 있어 먼저 가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또다른 이 역시 게임이 끝나기전에 떠나고.. 제리와 둘만 남은 난 클럽 하우스에서 맥주를 또 마셨다. 도데체 얼마나 마신거야. 난 한시간 넘게 클럽하우스에서 이것 저것 먹으며 술을 깬 다음 무사히 귀가했다. 그 사이 클럽 오너 Vito는 내가 먹는것들에 대해 돈을 받지 말라 했다고 했다. 할수없이 난 음식을 공짜로 먹었고, 2nd 라운드도 그냥 치라해서 무료로 쳤다. 우린 기분파 이탤리언들과도 너무 잘 통한다. 이런것들이 좋아 난 캐나다에서 진정으로 골프를 즐기고 사람들을 사귄다. 엄청난 돈을 들여 쫒기듯 운동을 해야하고, 동반자들과의 이러한 캐쥬얼한 즐거움이 하나도 없는 한국에서의 각박한 골프는 짜증을 넘어 분노의 심정으로 할수없이 치곤 한다. 요즘의 한국 방문에서는 가족들과의 골프 모임만 즐긴다.


오늘 내게 이곳 플레밍던은 골프 클럽을 가장한 아이리쉬 펍이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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