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실업급여 받기

내가 낸 세금 덕을 보는 날

by 자유로운 뱁새

거진 1여년전부터 대량해고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더니 드디어 전회사까지 대량해고를 하며 해고를 당했다. 일하는 인생동안 한번은 당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은 해봤지만 해외에서 이렇게 당하다니 참. 안타깝게도 주변인들도 해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심심치않게 듣는다. 내 경험을 여기저기 전달하다 불특정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여 (미래의 나라도) 베를린에서 실업급여를 받는 방법을 기록해본다. It depends가 적용이되는 상황이 조금 있어서 실제로는 사람마다 경험이 다를수도있다.


실업급여 받는 조건

베를린 소지의 기업에서 정직원 기준 지난 2년 중 12개월 이상 일했을 경우 실업급여를 신청할수 있는 조조건이 된다 (프리랜서, 인턴, 파트타임은 룰이 다를수도 있음)

스스로 회사를 나갔을때도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퇴직일로부터 3개월이후부터 급여가 지급된다

해고의 경우 해고가 법적으로 인정이 되는지도 확인해야한다. 독일의 경우 우편 또는 직접 친필사인이 된 해고통지문서(Kündigung)를 해고당하는 당사자가 받아야 해고가 인정이 된다. 친필사인도 e-ink가 아닌 펜으로 직접 써야한다 (내 변호사는 문서를 이리저리 보면서 몇번이나 이게 진짜 잉크인지 확인함). 설사 해고통지를 구두로 받았다해도 문서를 받았다는 확인을 받은 순간부터 해고통지가 인정이 된다. 나의 전회사는 해고를 통보한 당일 오후 퀵을 통해 해고편지를 전달하고 수령사인까지 받아갔다.


실업급여를 받는 방법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스텝이 있었다. 참고로 절차의 상당부분을 온라인 포털 (Bundesagentur für Arbeit)에서 해결할 수 있는데, 내 Aufenthaltstitel이 e-id가 활성화가 되어있지 않아 절차가 진행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서 대부분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여담으로 e-id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웹사이트에 절차를 따랐는데 어플 -> 웹사이트 -> 카드 무한루트를 돌다가 결국 포기했다. 나중에 LEA (Landesamt für Einwanderung) 에 문의해보니 직접 와서 활성화해야한다라는 이메을 답변을 무려 보낸지 3주뒤에 받았다.


1. 잡시커 등록 (온라인 가능)

Agentur 웹사이트에서 Arbeitssucher로 가입. 오프라인으로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있는데 나는 편의상 온라인으로 등록했다

Arbeitssuchend melden은 실업신고가 아니고, 구직활동신고다. 실업신고 및 잡포털 이용을 위해 필요한 단계지만 이것만으로 실업자로 등록되지 않는다


2. 실업신고 (온라인/비대면 일부분 가능)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나 나는 위의e-id 문제로 오프라인으로 신고했다. 반드시 Anmeldung이 등록된 지역의 Job center가 아닌 Agentur로 가야한다 (여기서 검색 가능). 또 한가지는 서면통보를 받은 날부터 3일내로 실업신고를 하지 않으면 실업급여 및 공보험지급 등 혜택을 받는데 차질이 생길수도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나는 다음날 바로 했는데 조금 늦게 해도 별소리 안들은 친구들이 있는걸 보아하니 '운 나쁘면 그렇다'라는 얘기인 것 같다.

신고 당시 필요했던 서류는 여권과 같은 신분증 (Aufenthaltstitel은 신분증이 아님), 비자/블루카드/Aufenthaltstitel, Anmeldung 서류 (관활지구가 맞는지 확인용), 있을 경우 해고통지 문서 등이었다. 이외에 있으면 좋은 서류는 전 회사들 contract (등록시 경력과 세부날짜를 물어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면 좋다) 정도였다.

신고자체는 까다롭지않았다. 직원분이 해고통지 날짜, 실제 해고날짜 (독일은 몇년 이상 일하면 왠만하면 당일해고는 불가능하다고함), 경력 등을 간단히 물아본다.

신고 후 잡컨설팅을 바로 받을수도 있는데 나는 한번에 다 해결하고 싶어서 그날 바로 받겠다고 함. 잡컨설팅은 꼭 받아야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대충 잡포털 이용방법과 시에서 지원해주는 교육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세션이었다. 잡포털 자체는 이용이 어렵지 않은데, 사람에 따라서 이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없는 경우도 있을수있다. 아무래도 정부기관이다 보니 자주 보이는 공고들은 대체로 정부, 공기업, 또는 utility 기업들이다. 무엇보다 독일어를 일하는 수준으로 구사하지 않으면 지원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가끔 들어가서 보고 있는데 지원 자체는 링크드인을 많이 쓰게 된다. 여담으로 링크드인이나 씽등 외부 구직사이트에서 구직을 하는 것도 잡서칭 노력으로 인정이되는가 물어봤더니 내가 문의한 담당자는 오브코스라 했다. 하지만 친구의 경우 잡포털 사용을 요청했다고 하니 이것도 케바케.

현지인들의 '카더라'로는 노동관련 부서는 법적으로 독일어로만 소통할 수 있어서 영어로 소통을 시도할 경우 거절당한다라고 들었다. 독일어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아예 접수를 거부한 경우도 보았으니 어쨌든 독일어로 소통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인듯. 어려운 독일어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불안하다면 독일어가 가능한 친구와 같이 가는것도 방법.


3. 실업급여 신청 (온라인)

급여신청은 정식 해고 날짜 며칠전에 신청했다 (해고통지 날짜가 아닌 해고날짜). 이 부분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데 온라인으로 몇가지 질문을 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가지 헷갈렸던 점은 신청을 하고나서 몇주가 지나고도 도저히 심사중인 상태에서 넘어가지를 않는 것이었다. 다시 Agentur에 가서 물어보니 이미 신청한 급여는 승인이 되어서 곧 지급이 될거라는 얘기만 들었다. 급여를 몇달 받은 뒤에도 온라인 상태는 여전한 걸 보니 아마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듯...정 불안하면 담당자에게 연락하는게 답일듯 싶다.


4. 실업급여 심사

매칭되는 담당자야말로 이 모든 절차의 케바케의 끝이다. 한가지 예시로 exit package의 일부로 severance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담당자에 따라 일정 수준의 금액이 되면 첫 3개월간은 실업급여 지급을 reject하는 경우도 있고, 나처럼 승인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전동료중 몇명은 변호사를 통해서 reject에 claim을 걸어서 다 받았다는 경우도 봤다. 다른 예시로는 위에서 말한 잡서칭 노력에 대한 기준. 예전에 실업급여를 받았던 내 친구의 경우 한달에 5개 이상 잡포털에서 지원을 해야 실업급여를 계속 받을수있다는 조건이 있었다. 나같은 경우는 그런 조건은 따로 없었다. 가끔 잡포털에 들어가 서칭도 하고 지원도 하고, 특히 담당자가 추천을 보내는 경우 무조건 답변을 하는 식의 성의는 보였다. 맘에 들지 않으면 굳이 지원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왜 지원하지 않는지 얘기는 하는정도. 사람에 따라 담당자가 미팅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정말 다 케바케. 어쨌든 요지는 담당자와 decent한 relationship을 유지하고 실업급여를 받는 입장이니만큼 구직하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5. 기타등등

실제로 받는 실업급여: 본인 상황에 따라 다른데 (예를 들면 부양가족이 있을경우) 대부분의 경우 세후월급의 60% 를 받게 된다. 근데 그 60%가 일정 금액을 넘어갈경우 상한선이 있다 (2023.09 기준 2400유로정도였음)

아까도 언급했듯이 담당자 입장에서 더이상 받을 필요가 없다고 느낄 경우 (예를들면 담당자가 보낸 추천 문서를 모두 무시하거나 미팅을 무시했을경우, 또는 휴가신청을 정식으로 하지않고 휴가를 갔을경우) 언제든지 실업급여를 중지할수있다. 중지를 할경우 실업신청을 재신청해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누군가가 잡서칭이라는 잡으로 정부에 채용되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된다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느낌이다. 해야할일도 확실하고 월급?도 받고, 재밌게도 휴가신청이라는 제도가 있다. 어쨌든 구직자도 사람이라 쉬어야하니 휴가를 갈 경우 주말을 포함해 약 21일간 유급휴가 신청할수 있다. 휴가가 승인될경우 이 기간동안은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도 인정이 된다. 이걸 어떻게 확인이 가능하냐라고 하면 결론적으로는 직접적인 확인은 사실상 불가능한데 (실제로 동료중에는 짧게 6일 다녀온 여행은 신청을 안했다고함), 만에 하나 휴가 신청을 하지 않고 해외에 갔다가 연락이 닿지 않을경우 실업급여를 중지할 사유가 되니 주의는 해야함. 주말 포함 3주 (21일)까지는 신고만 하고 다른 절차는 필요없이 승인을 기다리면 되고, 주말 포함 3주-6주 사이에 휴가를 다녀올경우 21일을 초과한 날들에 대해서는 실업급여를 받을수없다. 휴가를 다녀온 다음날 담당관할잡센터에 가서 신분증과 함께 '휴가가 끝나 다시 실업급여 신청을 하러왔다'라고 하면 된다라는 친절한 상담사분의 연락을 받았다. 보내주신 문서를 보아하니 6주가 초과될 경우 혜택이 사라질수도 있다고 하니....참고할부분.

변호사 고용. 일반적인 인식이 독일에서는 해고가 불가능에 가깝다인거같은데, 북미쪽보다 어려운건 사실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개인을 대상으로 한 해고가 아닌 operation 사유로 지역전체가 해고되는경우 해고가 더 쉽다고는 한다. 이것도 카더라인데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독일에서는 그래서 20%를 해고하는 것보다 100%를 해고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유리하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아무튼. 물론 여기도 claim을 걸수가 있는 것이 여러 부분 있다 (부양가족이 있거나 임신을 했거나 등). 그래서 동료들중에는 변호사를 선임하여 severance를 negotiate하거나 아예 고소를 하는 경우도 있다. 특이한 점은 독일에서는 해고에 대한 고소를 할 경우 고소의 목적이 재고용이라는 점이다. 물론 회사입장에서도 굳이 이 사람을 다시 고용하기 싫으니 대부분 court로 가기전에 negotiation을 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재입사를 하는 경우들도 있다고 한다. court case는 몇년에 걸쳐서 진행될수도 있어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직정에 재직하는중에 승소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내가 만났던 변호사들은 대부분의 고소의 경우 실업자들에게 유리하다라고 주장하는데, 또다른 친구에 의하면 패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NGO에서 일했던 사람인데 너무 높은 severance을 요구했다고함). 실제로 변호사 한명은 severance package가 나쁘지 않고 대량해고시 우선순위에 포함되는 사람의 경우는 고소를 한다한들 얻는 이득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해서 굳이 추천을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변호사보험이 없을 경우 변호사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것을 생각하면 변호사 선임이 항상 옳은 방향이 아닌것은 분명. 다만 정식으로 받은 해고문서가 있는경우 1시간 상담을 받는 것은 무료라고 하니, 조언을 듣는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인듯.


친구들과 세금 얘기를 할때면 항상 눈물이 난다고 장난식으로 얘기했지만, 어쨌든 내가 낸 세금이 상황에 따라 나도 이렇게 돌려받을 수 있고, 더 안좋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도 도움을 받을수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그래도 복잡한 일, 다시는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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