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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도 May 29. 2023

여름의 서문

미지근하고 눅눅해진 탄산음료를 마셔도 기분이 좋아.

뜨거운 것만 마시던 내가 이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찾는 날이 왔네.

나는 한여름을 좋아해.


늦은 밤, 새벽녘 해가 없는 그 어느 때든 나가서 걷고싶어 져.

귀에 에어팟을 꽂고 걷다 보면 어느새 집 앞인 게 아쉬워지는 그런 계절이야.


평소엔 잘 듣지 않는 축축 늘어지는 발라드도 느린템포로 미끄러져.

남미의 어느 마을에 와있는 듯 보사노바로도 춤을 춰.


그런 계절의 입구에 와있어.

서문을 즐겨 읽는 내가 여름의 입구에서 하고픈 말들을 적어 보려해.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날 거야.

해보다 먼저 일어나 제일 먼저 해를 반겨줄 거야.

그리고 밤이 되면 누구보다 많이 걸어야지.

사랑한다는 말을 외치고 싶은 그 밤에 난 이 계절에게 팔이 떨어져라 힘차게 손흔드며 인사할 거야.


며칠 동안 멋진 서문을 써내려 갈 거야.

곧 시작될 이 계절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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