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임과 죄책감이 절박함에 한몫을 하다.
디지털 세상에서 돈을 벌어 보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가지고 블로그 활동을 한 지 약 3주 정도가 지났다. 당연히 수입은 아직 없다. 수익형 블로그. 이게 될까?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어느 순간 이거 아니면 안 돼. 가 되었다. 남들은 부업으로 한다지만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다.
처음엔 어떤 글을 올려야 할까. 고민하다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써봤다. 아이들 교육하며 관심 가졌던 어린이 신문 활용하는 방법이라든가 영어 그림책 추천 등. 그런데 지금은 닥치는 대로 다 써보고 있다. 집에 있는 정수기 사용한 후기며, 프린터 살 때 알아본 프린터에 대한 정보며.. 음. 아직 감을 못 잡고 있다고 해야 하는 게 맞겠다.
아이들 재우고 새벽 1~2 시까지 공부하고 글쓰기를 하고 있다. 뭔가 먹고 싶은 생각도 사라졌다. 온통 어떻게 돈을 벌까. 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 다른 욕구 따위는 내 머릿속에 들어올 틈이 없다.
그러다 우연히 주말에 "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영화 한 편의 소개 영상을 보게 되었다.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아프리카의 기근에 허덕이는 나라 말라위에 살던 소년 캄쾀바가 가난에 시달리던 마을에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꿈을 위해 풍차를 만든다는 이야기.
다들 안된다고 믿었으나 결국엔 풍차를 만들어 내는 한 소년의 이야기.
소년의 끈기와 열정, 노력도 물론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내 눈에 보인 것은 소년의 절박함과 확신이었다. 가난으로 허덕여 먹을 것조차도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풍차를 돌려 전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 그리고 될 것이라는 확신.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은 없다. 될 때까지 안 해서 안될 뿐. 될 때까지 하는 힘은 절박함과 확신.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아침에 시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주말에 신랑이 시댁에 다녀왔는데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를 했나 보다. 안 그래도 항상 걱정도 많으시고 연세도 많으신 시부모님의 근심만 늘리고 왔다.
어떻게 하냐는 어머님의 걱정 어린 하소연을 들으며 왜 자꾸 나는 눈치가 보이는지.
“어머님, 저도 놀 생각 없어요. 같이 짐을 나누어져야죠. 저도 일할 생각이니 걱정 마세요.”
죄책감을 덜고자 이렇게 말씀드렸다. 집에서 놀고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지만.
절박함은 이제 충분하다. 확신은??
확신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모르는 길을 무작정 가는 것과 지도를 보든 내비게이션을 보든 길을 미리 알고 가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확신이 아직 부족한 걸 보니 공부가 아직 덜 되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