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 집안 내 겨울의 흔적들을 지우고 계절에 맞게 새 단장을 합니다. 두꺼운 옷은 세탁소에 맡기고 쓰지 않는 물건은 나누거나 버리면서 뒤늦은 새해맞이를 하는데, 세심하지 않은 성격 탓인지 올해도 역시 몸에 이곳저곳 상처를 남기고야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상처들이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나도 쉽사리 낫지를 않네요. 여진 같은 통증이 짜증스럽기도 하고 회복이 더딘 몸을 바라보며 나이 듦에 괜시리 마음이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상처 지닌 사람이나 늙어가는 모든 것들이 눈에 더 잘 띄기도 하지요.
지난해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 사회도 숨겨진 상처에 직면하고 또 그것이 새로운 상처가 되는 순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수감, 미투(me too) 운동, 공공기간 채용 비리 등 사건 사고를 접할 때마다 힘겨운 마음을 피할 길이 없네요. 이 시간이 생각보다 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새살을 돋아내기 위해 우리가 견뎌야 하는 시간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마을온예술 소식지, <소식지 ON> 3호가 발간되었습니다. 이번 소식지에서는 상처와 변화를 담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흐름과 마을온예술 내부의 크고 작은 변화를 담았습니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계획안은 앞으로 5년(2018~2022)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문화예술 정책을 이끌어 갈 텐데요 그 내용을 짚어봤습니다. 더불어 문화예술계에서도 일어났던 미투(me too) 운동과 최근 미술계의 주류 담론으로 떠오르고 있는 커뮤니티 아트에 대해서도 다뤄보고자 합니다.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커뮤니티 아트는 마을온예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지요.
마을온예술은 올해 2월 총회를 시작으로 한 해 활동을 다짐했습니다. 올해는 <창의방앗간>, <창작>, <마을온콘텐츠개발>, <소식지 온> 4개 분과로 나눠 분과별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어요. 나아가 4개 분과를 동력으로 청소년문화공유센터(성북문화재단)와 마을온예술이 <동행123프로젝트>(가칭)를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3개년 계획인 <동행123프로젝트>는 청소년문화공유센터를 문화예술교육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해 두 기관이 좀 더 긴밀하게 협력하는 데 의의가 있으며 지역 청소년과 지역 주민들과 함께할 활동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더불어 마을온예술을 찾은 새로운 조합원들 인터뷰 기사와 최근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에서 열연을 펼친 서미영 조합원의 예술이야기도 함께 실었습니다. 그리고 크고 작은 마을온예술 소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예술이 우리의 삶 속에서 늘 함께하고, 우리를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주길 희망합니다.
마을온예술 조합원 남경순
릴레이 인사
<소식지 ON> 4번째 여는 글을 주변 사람에게 늘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김명진 선생님이 이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