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왕도로 나아가는 기초 비결

행복 효율 공부의 길: 자기 주도 공부

by 황보현

* 이후의 생략된 내용을 포함하여 본 글은 "서울대생의 학습 코칭" 책으로 발간되었습니다.















1. 불행 비효율 공부의 함정


1.1. 타인 주도 공부의 실태

공부를 옳게만 한다면, 분명히 그 행위는 행복한 즐거움과 효율적 산출을 가져올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로 인해 우리는 불행하고 비효율적인 공부를 하게 되는 함정에 빠지게 될까요? 저로 하여금 안타까운 충격을 느끼게 해 준 다음의 경험이 그 실마리를 제공한답니다.

나는 한 학원에서 국어 과목을 가르친 적이 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학교 내신 시험 기간이 되면, 학교 교과서에 서술된 내용들을 학원에서 시험 대비 차 수업해주어야 했다. 교과서에 실린 시험 범위는 한글의 자음 체계나 모음 체계와 같은 소소한 내용이었다. 나는 교과서에 실린 모든 자음 및 모음 체계 내용을 그 학원에서 열정적으로 가르쳤다.
이제 내가 그 학원에서 강사가 된 후 아이들이 처음으로 중간고사를 치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아이들의 국어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았다. 난 분명 강사의 입장에서 교과서 내용을 열심히 가르친 것 같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 중간 이상 정도의 실력을 가진 한 원생에게 국어 중간고사 시험지를 보여달라고 했다. 그 아이는 시험 범위의 핵심적인 내용들 즉 한글의 자음 체계나 모음 체계에 관한 문제들은 거의 맞혔다. 그런데 시험지 문제에는 내가 처음 보는 웬 이상한 내용들이 군데군데 섞여 있었다. 이를테면, 훈민정음의 창제 연도라던가, 훈민정음 제작 과정에 관한 역사적 배경과 같은 것들이었다. 아이는 그러한 내용을 묻는 문제들에서 거의 다 틀렸다. 그런 내용들은 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있지 않았기에, 당연하게도 나는 그런 내용을 학원에서 다시 수업해준 적도 없었다.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훈민정음 창제 연도나 훈민정음 제작에 관한 역사적 배경과 같은 것들은 교과서에 없는 내용이잖아? 그런데 이게 왜 시험 문제로 나왔지?" 아이는 나에게 말했다. "교과서에는 안 적혀있는데 학교 수업 시간에 학교 선생님이 따로 책에 필기를 하라고 하시거나 학교 수업시간에 나누어준 프린트물에 있던 내용이에요." 내가 말했다. "그렇구나. 나는 이런 내용이 학교 시험 범위에 포함되어 있는지 예상하지 못했단다. 너는 그 필기 내용이나 프린트물 내용을 혼자서 따로 공부하지 않았니?" 아이가 말했다. "네. 저는 학원에서 수업해준 거만 공부했거든요."
그 순간 나는 황당하였다. 그 아이는 학교 국어 중간고사 시험을 대비하면서, 사실상 혼자서 주도적으로 국어 교과서를 공부해본 적이 전혀 없었던 것 같았다. 그 아이는 학교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 학원 강사인 나의 수업에만 온전히 의지하고 있었다. 내가 학원에서 그 내용을 가르치지 않았으니, 그 아이는 그 내용을 공부하지 않았고, 당연히 그 아이는 그와 관련된 시험 문제는 죄다 틀릴 수밖에 없었다.
이 일을 계기로 학원 강사인 나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 시험 대비를 해주는 방식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기본으로 수업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학교 수업 필기와 학교 선생님이 나누어준 프린트물의 내용을 미리 보여달라고 해서 그 내용을 재차 수업해주어야 했다. 그야말로 학교 교사가 수업 시간에 다룬 모든 것을 학원 강사인 내가 똑같이 반복해 수업하려 해야 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참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 학원을 다니는 많은 아이들이 학원에서 가르쳐준 그 자체를 그대로 익힐 뿐이었습니다. 학원 강사가 가르치지 않은 내용은 혼자서도 공부하지 않는 것이지요? 우리 아이는 혹시 어떨까요? 학원 강사인 제가 학교 수업 필기나 프린트물 내용 중 하나라도 놓쳐서 대비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려고? 학원 강사를 포함한 모든 사교육 강사의 입장에서는 학교 선생님이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아이들한테 어떤 내용을 가르쳤는지 정확히 알 길이 없습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사교육 강사는 아이들의 학교 시험을 대비해주기에 솔직히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교육을 받는 많은 아이들은 그런 입장에 있는 사교육 강사에게 온전히 의지하고 있지요. 많은 아이들이 사교육에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학원 선생님이나 과외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그대로 학교 시험을 공부합니다. 사교육에 지나치게 순종적이지 않은가요? 그들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사교육을 부분적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습니다. 사교육이 곧 시험공부인 셈입니다. 자신만의 공부가 없지요.


이런 상황에서 학원과 같은 사교육은 아이들을 혼자서 공부할 줄 모르는 바보로 만들게 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학원은 아이들이 시험을 대비하도록 시키는 공부 공장이 되기 십상입니다. 그 공장 안에서 많은 학생들이 공장 근로자처럼 능동적인 생각 없이 공부라는 산출물을 습관적으로 찍어냅니다. 학원이라는 공부 공장에서 야간 근무를 하느라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아이들이 집에 가서 혼자 적극적인 공부를 할 리는 적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시험 점수를 위해 사교육 공장에서 이른바 학습 근무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때로는 학원이 아니라 가정 내의 학부모가 아이에게 공부 작업 생산을 주문하는, 가내수공업 공장장이 되기도 하지요. 아이들은 흥미진진한 '공부'가 아니라, 일종의 지겨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안타깝지 않나요?


저는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혼자서 스스로 공부라는 작업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공장 근무자가 되는 게 아니라 프리랜서가 되어 혼자서 공부를 능동적으로 작업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는 학원을 포함한 사교육 자체를 비판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러한 사교육을 적절히 이용하려 하지 않고, 그것 자체를 자신의 공부 전체로 받아들이는 타인 주도적 공부 경향에 대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경향에서 벗어나도록 『우리 아이 공부 비결』 통해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님들을 실제적으로 돕고 싶습니다!


어떤 사교육을 선택하고 있는가?

솔직하게 검토하면, 나는 그 사교육의 공장 근무자와 같지는 않은가? 아니면 나는 그 사교육을 적절히 부분적으로 이용하려 하는가?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고 효율적으로 공부란 작업에 임하는 프리랜서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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