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회사의 미션 (feat. 쓸데없는 생각)
Eternal symbol of luxury - Gucci
Share the fantasy - Chanel
Be see, be heard - Prada
Less is more - Celine
명품 브랜드 슬로건은 카리스마가 있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발걸음을 돌리는 한 줄의 카피. 대단하지 않아 보여도 실은 수많은 수정을 거쳤을 문장들.
이번에 회사에서 영어로 슬로건과 Mission statement를 연구해 오라는 임무를 받았다. 미국에 있는 우리 경쟁사, 다른 주얼리 업체들은 어떨까?
Mejuri, Catbird, Ana Luisa, White Bird 등 저마다의 색깔이 있다.
주얼리를 판매하는 안나 루이사(ana luisa) 인스타 프로필은 ‘Only the coolest people wear our jewelry (it’s true!)’라고 되어 있다. 재기 발랄한 젊음이 느껴진다. 오프라인 매장도 외관이 선명한 레드로 칠해져 있다.
우아한 디자인이 많은 화이트버드(Whitebird) 인스타는 ’The Parisian home for fine jewellery designers.‘라고 쓰여 있다. 품격과 신념이 드러나는 듯한 말이다. 실제로 매장이나 웹사이트의 분위기도 고급스럽다.
메주리(Mejuri)는 미국에서 급성장한 주얼리 업체다. 이들의 모토는 ‘Fine jewelry for every day’. 값비싼 파인 주얼리를 데일리로 착용할 수 있다고 말하기에 독특하다. 메주리에서는 좋은 품질의 주얼리를 가성비 좋게 구매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실제로 웹사이트에서도 $800 언저리의 제품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 가격대 좋은 제품은 나 자신을 위한 선물로 나쁘지 않다. 메주리 인스타 프로필은 ‘Fine jewelry for my damn self’라고 쓰여있다. 이러한 ‘For My Damn Self’ 캠페인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강조한다.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는 것에 몰두하고 충분히 즐기라고 말한다. 수많은 SNS 캠페인으로 메주라 고객들이 자신을 위한 주얼리를 구매하고 기뻐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우리나라 주얼리 업체는 어떨까? 아몬즈는 ‘빛나는 나를 위한 주얼리 쇼핑앱‘이라고 광고한다. 메주리처럼 self-love를 강조하는 메시지와, ’ 빛나는 ‘이라는 주얼리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 쇼핑앱이라는 확실한 설명까지 결합되어 있다. 짧고 명확하게 필요한 말을 넣었다. 아몬즈를 운영하는 회사 비주얼의 소개란에는 ’World-changing Jewelry Ecosystem’이라고 쓰여 있다. 주얼리 밸류체인을 개선하여 소비자, 생산자, 판매자를 모두 돕겠다는 의지다. 자신감도 보여주면서, 누구에게 어떤 이점을 줄 수 있는지도 제시한다.
영어 카피 리서치를 하루 종일 했다. 영어 자신감이 부족하지만 점차 나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좋은 카피를 많이 보면서, 언어를 뛰어넘어 울림이 있는 카피도 있구나, 하고 느꼈다.
브랜드 스토리 작성을 위한 팁을 검색하니, ‘진정성 있고 생생한 스토리’, ‘확실한 타깃 설정‘, ’ 고객이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기‘ 등등이 나온다. 마치 연애와 비슷한 느낌이다. 오직 한 사람의 소중함을 담은 진실된 러브 레터라면, 감동받지 않을 수 있을까? 반대로, 뻔한 이야기를 성의 없게 하면 될 연애도 안 된다. 쓰고 보니 나도 진정성 있는 말은 입 밖으로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걸 깨닫는다. 막상 가까운 가족에게는 사랑한다, 한마디 하기 어렵다.
수많은 고객에게 표현하듯이, 가까운 사람에게도 들이대는 것이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