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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N Feb 19. 2024

Footer

자세히 보면 숨어있어요  

'Footer 가 뭐예요?'


회사에서 Footer를 작성하라는 업무를 받았다. 물어보니 웹사이트 하단에 적힌 메뉴라고 알려주었다. 여러 사이트를 뒤져서 우리에게 어울리는 Footer가 뭘지 알아보았다.


기존의 우리 사이트에서는 필수적인 것만 쏙쏙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다. About, Store, Help, Contact, Follow Us라는 내용은 그대로 써도 될 것 같았다. 다만 글씨가 너무 작고 귀여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보였다. 특히 Follow Us 부분의 인스타그램 로고가 찾기 어려웠다. 원래 Footer가 잘 보이지 않는 영역인데, 이 정도면 숨은 그림 찾기로 봐도 될 정도였다.


메주리(Mejuri)는 잘 나가는 주얼리 기업답게 웹사이트도 깔끔한 가독성을 갖췄다. Footer 메뉴도 카테고리로 구분해서 한층 더 정돈된 느낌이었다. 그런데 회사 소개 분량이 상당하다. Our Mission, Sustainability, Commitments, Materials....  이렇게 소개 섹션을 크게 가져가는 것도 메주리의 전략일까?


Mejuri 사이트


다음으로는 아름다운 화이트버드(WHITEbIRD) 사이트를 살펴본다. 역시나 가독성보다는 미학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작은 글씨가 많으면 피로도가 몰려오는 편이라, 보다 보니 조금 힘들다. 액세서리 카테고리(링, 팔찌, 귀걸이 등)가 Footer에 포함되다 보니 분량이 많다. 살펴보니 Footer에 들어가는 문구의 단어 수도 짧게 가져가는 게 내 취향에는 더 맞을 것 같다.


Whitebird 사이트


다음으로는 국내 사이트 중에 살펴보았다. 주얼리는 아니지만 우리 대표님이 좋아하는 엠프티(E( )PTY) 사이트다. 오호, 브랜드/카테고리/아카이브로 단 3개의 메뉴가 눈에 들어온다. About을 적어주어 회사 소개가 눈에 쉽게 들어오기도 한다. 상단의 다른 메뉴들과 겹치지 않아 훨씬 깔끔하다. 이래 보여도 메뉴를 선택하면 브랜드 소개나 패션 트렌드 등 수많은 정보가 자세히 나와있다.


엠프티 사이트


글로벌한 주얼리 기업은 어떨까? 판도라(Pandora)는 엠프티와 반대로 어마어마한 내용을 담았다. Footer의 맥시멀리즘이다. 여기서 필요한 정보를 찾지 못하면 없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사이트맵 대용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회색 배경에 단순한 폰트 때문인지 방대한 내용이 눈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Pandora 사이트


좀 더 밝은 스타일은 없을까? 주얼리 브랜드 캣버드(Catbird)는 Footer에도 간혹 느낌표가 늘어간다. 'Help' 대신에 'LET US HELP YOU!'라고 한 것이 살짝 재미를 준다. 뿔소라 모양의 전화기 일러스트에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 달라는 대사도 집어넣었다. 위트와 여유가 느껴지는 분위기다.


Catbird 사이트


여러 사이트의 Footer를 보면서, 잘 보이지 않는 곳이라도 브랜드의 느낌이 살아있다는 생각을 한다. 살면서 사실 웹사이트 하단까지 열심히 볼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보니 사이트마다 사소한 차이가 있다는 게 신기하다. 비주얼적인 측면이 중요한 주얼리 브랜드는 단어의 열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고, 단어에 얼마나 대문자를 쓸지, 단어 뒤에 s를 붙일 것인지까지(예: FAQ or FAQs)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남들이 잘 보지 않는 곳이지만 단어를 계속 다듬어 본다.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티가 나지 않는 부분도 꽤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다. 보이지 않는 Footer에도 디자이너와 마케터들의 손때가 묻어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예전에 본 한 영상에서, 주얼리를 세공하는 사람은 뒷면까지도 완벽한 보석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글자도 주얼리처럼 조금씩 공예하듯 고쳐보면서 맘에 드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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