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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나 라잎 Jan 22. 2023

루아르 와인 6종 테이스팅

Wine Notes: 루아르 와인 6종 테이스팅

WSA 와인아카데미 세미나에서 프랑스의 가장 큰 강인 루아르강을 따라 펼쳐지는 루아르 지역의 와인 6종을 맛보았다. 루아르 지역의 주 품종으로는 청포도인 뮈스카데, 슈냉 블랑, 쇼비뇽 블랑과 적포도인 가메, 까베르네 프랑이 있음!


Claude Riffault, Les Denisottes 2018

클로드 히포, 레 드니소뜨 2018


Sauvignon Blanc 쇼비뇽 블랑 100%
France > Loire 루아르 > Sancerre 상세르
Fermentation: 알코올 발효 65%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35% 오크 배럴. 9개월 간 숙성 뒤 여름에 병입
https://www.clauderiffault.com/

상세르 지역의 쇼비뇽 블랑은 본래 맑고 깨끗하고, 그린 계열의 과일향과 은은한 꽃향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클로드 히포, 레 드니소뜨의 캐릭터는 전혀 달랐다.


레몬, 자몽, 잘 익은 사과와 모과, 오크향도 살짝. 전반적으로 더운 기운이 느껴지고 고소함도 있다. 산도는 높은 편. 미네랄 캐릭터와 함께 입 안에 묵직하게 와닿는다. 흔한 상세르의 쇼비뇽 블랑 스타일은 아니라고-


저압의 긴 압착 과정을 거친 후, 저온 데부르바주(Debourbage) 과정을 거치는데(쉽게 말해 '디켄팅'을 하는 과정으로 포도에 묻은 먼지 등을 걸러내는 것), 데부르바주는 풀내, 풋내 같은 그린 풍미를 빼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린향은 없는 쇼비뇽 블랑이다.




Jonathan Didier Pabiot, Predilection Poully Fume 2019

조나단 디디에 파비오, 프레딜렉시옹 푸이 퓌메 2019


Sauvignon Blanc 쇼비뇽 블랑 100%
France > Loire 루아르 > Poully Fume 푸이 퓌메
Ageing: 18개월 콘크리트 탱크 숙성
https://jonathanpabiot.fr/

조나단 디디네 파비오(Jonathan Didier Pabiot)는 푸이 퓌메 Top 2 와인 메이커로 유기농 농법으로 변환해 내추럴 와인을 만들고 있다.


프레딜렉시옹(Predilection)은 ‘편애’란 뜻으로, 이 와인의 포도밭이 ‘쇼비뇽 블랑’ 품종에 가장 적합해, 토양이 쇼비뇽 블랑만을 편애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의미를 알고 나니 멋지게 필기체로 쓰인 이름이 너무 귀여워 보인다!


자연 효모로 저온에서 10일간 발효, 이산화황은 최소한만을 사용한다.


라임, 레몬, 자몽 껍질과 꽃향. 초록의 느낌과 함께 상큼한 향이 난다. 미네랄리티가 높고 부싯돌 느낌도 있음. 쇼비뇽 블랑의 캐릭터가 뚜렷한 와인.




Ericmorgat, Fides 2016

에릭모르가, 피데 2016


Chenin Blanc 슈냉 블랑 100%
France > Loire 루아르 > Savennieres 사브니에르
Ageing: 오크 배럴 12개월 숙성, 블렌딩 뒤 6개월 배럴 숙성

꼬또 뒤 레이용(Coteaux du Layon) 생산자 가문의 에릭 모르가가 루아르강 위쪽의 사브니에르(Savennieres)에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잘 익은 모과와 꿀, 꽃 향기와 밀랍의 느낌. (밀랍은 슈냉 블랑의 주요 캐릭터)


팝콘 같은 토스티한 향과 더운 기운도 있다. 향기로운 아로마 향 같은, 모과에 푸릇함이 더해진 매력적인 향도.




Terre de Roa, Cuvee Evanescente N/V

떼르 드 호아, 뀌베 에바네성트 N/V


Gamay 가메 100%
France > Loire 루아르 > Saint-Pourcain 쌩-뿍쌩
https://terresderoa.com/

떼르 드 호아(Terre de Roa)는 에코서트(Ecocert) 유기농 인증을 받은 쌩-북쌩에 위치한 와이너리다. 발효 시 인공 효모를 사용하지 않으며, 이산화황의 사용은 극도로 제한한다.


가메 품종으로 보졸레 누보만 만드는 게 아닌가 보다. 가메로 만든 로제 스파클링 와인이라니!


잘 익은 더운 과일향이 나고 찌르는 듯한 탄산이 있다. 로제 스파클링 와인임에도 바디는 묵직하고 타닌도 느껴진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특유의 스파이시한 향인데, 흔한 허브나 후추, 시나몬의 느낌이 아니라, '고춧가루'같은 향이 난다.


와인이 가진 캐릭터가 너무 독특해서 다시 마시고 싶은 와인! 음식과의 페어링에도 아주 좋다고-




Terre de Roa, Les Stellaire 'Lunaire' 2016

떼르 드 호아, 레 스텔레스 '뤼네르' 2016


Pinot Noir 피노누아 60%, Gamay 가메 40%
France > Loire 루아르 > Saint-Pourcain 쌩-뿍쌩
Ageing: 12개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숙성, 블렌딩 2개월 뒤 병입
https://terresderoa.com/

별을 의미하는 스텔레스(Stellaire) 시리즈 중 달의 와인.


후추의 스파이시한 풍미와 부드러운 텍스처가 돋보인다. 잘 만든 부르고뉴 와인 같다는 평이 있었음!


이 와인을 맛보고 나니, 와인은 향도 맛도 아닌 ‘질감’으로 마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 안에 닿는 질감이 너무 좋다. 집에서 영화 보며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어느새 다 마시고 없을 것 같은 와인이다.


'떼르 드 호아' 와인들 다 마셔보고 싶음!




Domaine de l'Oubliee, Tenue de Soiree 2017

도멘 드 루블리에, 뜨뉘 드 수아레 2017


Cabernet Franc 까베르네 프랑 100%
France > Loire 루아르 > Burgueil 부르게이


'잊혀진 도멘'이라는 뜻의 '도멘 드 루블리에(Domaine de l'Oubliee)'의 까베르네 프랑 100% 와인. 콘크리트 탱크에 와인을 양조하는데, 그중 일부는 에폭시 처리를 하지 않아 와인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한다.


모든 와인의 이름은 프랑스 영화 제작자이자 극작가인 베르트랑 블리에(Bertrand Blier)의 작품 제목에서 따왔다. 뜨뉘 드 수아레(Teune de Soiree)는 ‘이브닝 드레스’란 뜻.


레드커런트의 새콤함과 덜 익은 포도의 풋내(줄기향?)와 함께 육두구, 정향, 블랙 후추, 삼나무 등 매력적인 팔레트를 가진 와인이다. 또, 젖은 낙엽과 함께 축축한 숲이 그려지는데, 나는 젖은 숲에서 더 나아가 마구간 향을 느꼈다. 마실 때는 불호였는데, 지나고 보니 생각난다. 꼬리하다 생각하던 보이차도 나중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이 와인도 다시 마셔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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