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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나 라잎 Mar 30. 2023

뉴질랜드 와인 5종 테이스팅

Wine Notes: 뉴질랜드 와인 5종

뉴질랜드 와인 테이스팅 @WSA 와인 아카데미


와인 클래스나 시음회를 많이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수업 퀄리티가 정말 좋은 것 같은 WSA 와인 아카데미. 이번엔 뉴질랜드 와인 클래스를 수강해 보았다. 이제 그만 뉴질랜드 와인과 이별하고자- WSA 와인 아카데미에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보내주려고ㅋ (하지만 아직 이별은 이르다.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이 5병이나 굴러 다니고 있으니;;)


와인을 진지하게 마시기 시작한 지 1년 남짓. 초반에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을 즐겨 마셨고, 와인을 그저 술로 마시던 예전에도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은 궁서체로 좋아했는데, 마실만큼 마시기도 했고, 생산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비슷비슷 거기서 거기인 느낌이라, 이제 다른 지역, 다른 화이트 와인을 마시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게 나뿐만이 아니었다는 사실! 모두가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과 금방 사랑에 빠졌다 또 금방 헤어 나오게 되는 것 같다.


1990년대, 쇼비뇽 블랑과 함께 빵! 떠오른 뉴질랜드 와인. 미국에서부터 시작해 전 세계가 열광했는데, 그 이후로는 꾸준히 하향선을 그리고 있다. 지금이 뉴질랜드 와인 산업의 위기라 할 수 있음. 그래서 쇼비뇽 블랑과 바통 터치할 다음 타자를 열심히 키우고 있는데, 아이돌 그룹에 비유해 설명해 주셨음.


쇼비뇽 블랑성공적으로 데뷔해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는 한물간 스타, 피노누아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라이징 스타! 피노그리, 리슬링연습생이다.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는 샤도네이는 아직 저들 사이에 끼지도 못하는 존재. 샤도네이로는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날 테이스팅한 품종은 쇼비뇽 블랑, 피노그리, 피노누아 3종.



Mud House Pinot Gris 2021

머드 하우스 피노 그리 2021


Pinot Gris 피노그리
New Zealand > South Island > Marlborough
Ageing: 올드 프렌치 오크 숙성 후 리 컨택
https://www.mudhouse.co.nz

레몬, 청사과, 서양배, 살구, 천도복숭아 등 신선하고 또 부드러운 과실향. 가볍게 리 컨택을 해, 이스트 향도 얼핏 느껴진다. 산도가 높지 않고 들척지근하게 마무리된다.


뉴질랜드 피노그리는 프레쉬한 이탈리아 스타일이 아닌, 진하고 강한 프랑스 알자스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하는데, 머드 하우스 피노그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단 프레쉬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쇼비뇽 블랑일까 생각했음.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진행)




Cloudy Bay Te Koko 2019

클라우디 베이 테코코 2019


Sauvignon Blanc 쇼비뇽 블랑
New Zealand > South Island > Marlborough
Ageing: 프렌치 오크 배럴 15개월 숙성, 리 컨택.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15개월 숙성, 그리고 리 컨택 과정을 거쳐, 패션프룻, 파인애플, 구아바 등의 열대 과일향과 더불어 이스트, 빵 향도 난다. 과일향보다 숙성향이 더 많이 느껴졌다.


진하고 강한 캐릭터. 산도도 높고 짭조름한 느낌도 있고 복합적이다.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피노그리가 이런 느낌일까 했는데, 오크 숙성한 쇼비뇽 블랑이었음!


내가 경험한 루아르와 페삭 레오냥의 오크 숙성 쇼비뇽 블랑과는 많이 다른 캐릭터로, 더운 기운, 고소함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울리지 않는 악기들이 소란스럽게 불협화음을 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텐션 높은 부담스러운 친구 같기도 하고. MBTI로 얘기하자면, 무조건 대문자 E!



피노누아 3종은 뉴질랜드 주요 피노누아 산지인 와이라라파, 말보로, 센트럴 오타고 중 어느 지역의 와인일지 생각해 보며 테이스팅을 했다. 뉴질랜드는 남반구에 속해있어, 남쪽으로 이동할수록 서늘해진다. 가장 남쪽에 위치한 센트럴 오타고는 대륙성 기후로, 부르고뉴와 비슷한 기후를 보인다.


Palliser Estate Pinot Noir 2019

펄리셔 이스테이트 피노 누아 2019

Pinot Noir 피노누아
New Zealand > South Island > Wairarapa> Martinborough
Ageing: 야생 효모 사용, 프렌치 오크 배럴 10개월 숙성

셋이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펄리셔 이스테이트가 와인 산지를 맞추기에 가장 쉬었다. 달짝지근한 향이 제일 많이 올라왔음! 세 와인 산지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와이라파파 마틴보로우에서 만든 피노누아.


Felton Road Pinot Noir 2020

펠튼 로드 피노 누아 2020

Pinot Noir 피노누아
New Zealand > South Island > Central Otago
Ageing: 프렌치 오크 배럴 13개월 숙성(뉴 오크 30%)

강사님이 가장 선호하는 뉴질랜드 피노누아로 수업할 때 꼭 넣는 와인이라고 한다. 이 와인 없으면, 수업 안 한다고ㅋ 여러 번 100대 와인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셋 중에 가장 차갑고 서늘한 피노누아였음!


Cloudy Bay Te Wahi 2018

클라우디 베이 테 와히 2018

Pinot Noir 피노누아
New Zealand > South Island > Central Otago
Ageing: 프렌치 오크 배럴 12개월 숙성(뉴 오크 30%)

처음엔 향이 많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과실향과 단향이 올라왔다. 시간이 필요한 와인이었음. 테와히에서 딸기향이 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펄리셔에서 더 느껴진다. 하지만, 딸기향 나는 달콤한 피노누아를 원한다면, 뉴질랜드보단 미국의 피노누아를 선택해야 할 듯.




침체되고 있는 뉴질랜드 와인 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워줄 기대주이자, 전 세계 와인 평론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뉴질랜드 피노누아! 영국 옥스포드대 출신의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은 뉴질랜드 피노누아를 극찬한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피노 누아 성배가 발견될 것이라 믿는다."


Many believe
this is where
the pinot grail is to be found.

- Jancis Robinson



지금으로선 부르고뉴와 견줄만한 수준이 되지 않지만, 역사가 짧은 뉴질랜드 피노누아의 포도나무 수령은 현재 겨우 20년 정도로, 와인 평론가들은 베스트 퍼포먼스를 보여줄 10년 뒤, 20년 뒤를 기대하고 있다.


그때쯤 피노누아로 뉴질랜드 와인과 재회해야지- 쇼비뇽 블랑이 계속 굴러다닐 것 같아 뉴질랜드 와인과 이별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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