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 돼지국밥집 옥상에
개 한 마리 거리를 내려다본다
난간에 앞발을 올리고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다가
나와 잠깐 눈이 마주치다가
이내 먼 곳을 바라본다
개는 나한테 관심이 없다
나는 무심한 개를 카메라로 찍는다
배달음식 실은 오토바이 지나가고
밤하늘에 별 하나 떨어지고
카메라는 점점 부풀어 오르고
어느 새 옥상 난간까지 닿는다
나는 새의 눈으로 개를 카메라에 담고
무심한 백구는 이제야 나를 올려다본다
밤하늘에 별 몽땅 떨어지고
캄캄한 밤하늘을 비추는 헤드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