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2.(월)
2022년도 부산비엔날레 <물결 위 우리>를 보러갔다. 2018년도 <비록 떨어져있어도>, 2020년도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 이후 세 번째로 보게 된 부산비엔날레였다.
2022년도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는 <물결 위 우리>인데 홈페이지에 따르면 뜻은 다음과 같다.
물결은 또한 우리 삶을 지배하는 기술 환경에서 전파에 대한 은유이면서 해안 언덕으로 이뤄진 굴곡진 부산의 지형을 함축합니다. ‘물결 위’에 있다는 것은 이러한 지형과 역사 위에서 각 개인의 몸이 그 환경과 긴밀히 엮여 있음을 드러내며, 유동하는 땅을 딛고 미래를 조망하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2022 부산비엔날레 홈페이지>-
2022 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항 제1부두, 영도, 초량 4가지 공간에서 전시가 이뤄지는데, 나는 일단 가장 메인 전시공간인 부산현대미술관 전시만 봤다. 보고 난 후 인상적인 작품도 몇 가지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크게 느껴진 전시였다. 아쉬운 점 첫 번째는 부산 작가의 작품과 외부(서울, 외국) 작가의 작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0년도 비엔날레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는 외부 작가가 부산이란 공간을 맞닦뜨리면서 생기는 신선한 관점들이 많은 반면, 2022년도는 부산 작가 작품 따로, 외부 작가 작품 따로라는 인상이 강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부산이란 지역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두 번째 아쉬운 점은 부문별 주제인 '이주, 노동과 여성, 도시 생태계, 기술 변화와 공간성'에 대한 소개글이 없다는 것이었다. 각 전시관마다 주제가 다른데, 전시관 초입에 주제에 대한 설명이 있으면 조금 더 공통 주제에 대해서 고민을 할 수 있는데 그런 게 없이 바로 작품들을 맞닦뜨리다 보니, 주제가 언제 바뀌었는지 알지 못하고 그냥 개별 작품 감상에만 그치고 말았다. (있었는데 놓쳤나..? 그런데 4가지 주제 모두 다 놓칠 수가 있나..?)
세 번째 아쉬운 점은 디스플레이와 동선이다. 부산현대미술관 자체가 미술관보단 관공서 느낌이 강한데 이번 비엔날레는 유독 그런 공간적 한계가 잘 느껴졌다. 전시관이 대부분 밝고 흰 벽이 많다 보니까 해당 공간에 몰입되기 보단 그냥 문화회관 같은 곳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작품 동선에 대한 안내가 없어서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렇게 아쉬운 점을 잔뜩 말했지만 그래도 부산비엔날레라는 큰 이벤트가 지역에서 열린다는 것은 크게 감사한 일이다. 2년 뒤에는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