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조이스] '스타트업 ON&OFF 마케팅' 그 두 번째 이야기
일하는 여성들의 멤버십 커뮤니티, 헤이조이스에서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 <스타트업 ON&OFF 마케팅> 후기입니다! 헤이조이스 멤버들은 매달 한 번, 전문가가 리딩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합니다. 프로젝트란, 공통의 목표를 가진 헤이조이스 멤버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3개월간 관련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https://heyjoyce.com/projectjoyce/
<스타트업 ON&OFF 마케팅> 두 번째 시간, 프로젝트 멤버분들과 스타트업&마케팅과 관련된 각자의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창업을 앞두고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해 하시는 분, 스타트업 마케터로 일하면서 고객과 회사에 대한 고민이 있으신 분, 그리고 스타트업 마케터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의 내 고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비용을 몇 퍼센트 정도 산정하는지에서부터, 초기 SNS 마케팅, 검색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채널 및 방법에 대해 감을 잡아볼 수 있었다. 또, 스타트업에서 1인 마케터로 일하는 것의 어려움, 그리고 나와 다른 고객군을 이해하고 대면해야하는 어려움 등 개인적인 고민에 공감하고 함께 해결책을 의논해보았다.
우문(愚問)인 줄 알기에 부끄럽지만, 내가 프로젝트 리더이신 유이경님께 질문했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주니어로써 점점 세분화되는 마케팅 포지션에 맞는 역량을 갖추는 것에 대한 고민이었다.
최근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퍼포먼스 마케터 등 하드스킬, 스페셜리스트 위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실무에 투입되어야 하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신입으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어떤 직무나 회사로 가야 더 많이 기여하고 커리어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 됩니다.
인턴 시절 SNS 콘텐츠 마케팅 경험이 있지만, 스타트업 마케터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데이터 기반 사고방식, 광고 집행과 관련된 실무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GA 자격증을 따고 강의를 들으며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실제 경험이 없어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또 퍼포먼스보다는 콘텐츠 또는 브랜드 마케터 직무가 지금까지의 제 경험에 가깝고 또 하고 싶어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에서는 마케터분들이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분야라서 대부분은 신입으로 채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 소프트 스킬에 가까운 이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는지, 입사 후에도 어떤 전문성을 쌓고 증명할 수 있을지가 고민되어 항상 딜레마에 부딪혔습니다.
주니어로서 스타트업에서 그리고 마케팅 직무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성이나 자세를 가지고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것이 좋을지, 스타트업에서 실제로 많은 마케팅을 경험하신 CMO님의 조언을 들을 수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내 고민에 대한 리더님과 다른 마케터님들의 조언은, '일단 두려워말고 시도하라'는 것이었다. 콘텐츠 마케터로 들어가더라도, 업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데이터를 보게 되고, 신입 퍼포먼스 마케터가 시장에 적은 이유도 처음부터 데이터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스타트업 마케터로 계신 다른 분들도, 처음에는 데이터도 마케팅도 낯설었지만 스스로 노력하며 성장하고 극복해내고 계셨다.
사실 질문을 하다 보면서, 문득 '이게 (직무에 관한 고민이) 진짜 고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말을 하면서도 내 고민에서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든 생각은, 나의 진짜 고민은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마케터를 하고 싶다'는 욕심에서 온다는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들은 다른 사람들도 모두 좋아하는 브랜드이고, 이미 많이 성장해 알려진 기업들이기 때문에 신입 브랜드 마케터로 들어가기 쉽지 않다. (얼마 전에는 정말 가고 싶었던 기업인 우아한 형제들에 브랜드 마케터로 지원했지만 면접에서 탈락하고 말았다ㅠㅠ ) 그래서 항상 내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잘 모르는 스타트업 공고들에 지원이 망설여졌던 것 같다.
지난 <창업가와 마케터> 미니밋에서도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내가 관심있는 회사가 아니어도 일단 가서 경험해야 할지, 아니면 좋아하는 분야로 우선순위를 세워야 할 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대부분의 창업자와 마케터님들은 후자를 선택하는 쪽을 이야기하셨다. 한 맥주 브랜드에서 일하고 계신 마케터님께, 어떻게 그 스타트업에서 일하기로 결심하게 되셨는지 여쭤보았을 때에도, 평소 술을 정말 좋아해서 그 브랜드의 이름을 듣기만 했는데도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왔다고 하셨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뭔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 그건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가능한 경험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아무 경력이 없는 주니어에겐, 그게 가장 큰 사치인 것 같기도 하다.
헤이조이스를 하면서 많은 시니어분들로부터 계속 듣고 공감하는 말이 있다. 인생(커리어)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모든 기준을 다 만족시키려다간 고민만 길어지고 결국 어떤 것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번 7월이면 퇴사를 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고, 졸업한지 1년이 넘어 지원 자격조차 없어지는 요즘, 눈을 낮추고 빨리 어디서든 일을 시작하라는 조언을 받고, 나 또한 누구보다 절실하게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항상 마음은 급했지만, 좋아하지 않는 브랜드나 관심이 없는 분야더라도 일단 들어가고 봐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 직장에서의 경험과 지금까지의 마케팅 활동에서 느꼈던 것들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고객이 있는 곳'에 있어야 지속 가능하게 몰입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기준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기준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 다른 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주니어로서 내가 사랑하는 브랜드와 고객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것 자체가 이상이고 사치인걸까. 이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 조언을 구하고 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
다른 마케터님들과 고민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이번 시간을 통해, 그 동안 내 시야가 좁았던 것은 반드시 '그 브랜드여야만' 한다는 욕심 때문이 아닐까라는 스스로의 성찰을 해보았다. 일단 마케터로 일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크고, 고민만 하기보다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 또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관점을 바꾸어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들의 공통점, 그리고 고객들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정의해보고, 그 정의에 가까울 수 있는 서비스나 스타트업은 무엇이 있는지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지원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어떻게 보면 서로 다 닮아있는 고민들을 나누고, 현실적이면서도 지지가 되는 말씀들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벌써 다음이면 프로젝트 마지막 시간이다. 다음 시간 전까지 고민에 대한 해결책들을 실행에 옮겨, 멤버들 모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