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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ethink Dec 09. 2021

쓰기 전에 ‘사용자 경험’ 생각했나요?

UX writing 은 카피가 아니라 관점이다.

오늘 하루, 우리는
얼마나 많은 단어와 마주쳤을까?


우리가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아마도 웹과 앱일 것이다. 이렇게 브랜드와 서비스를 경험하는 접점이 웹/앱의 UI 상으로 넘어오면서, 하루에도 수많은 브랜드와 서비스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다.

(<The Guridan> 의 한 분석에 따르면, 우리가 온라인에서 일상적인 일(이메일, 블로그, 유튜브 등)을 하다 보면 하루 평균 49만 개의 단어를 접하게 된다고 한다.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인 46만 단어에 맞먹는 숫자다.)


유저들은 하루에 49만 개의 단어를 보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매일 봐야만 하는 화면 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시선을 끌기 위해 경쟁하듯 시끄럽게 외쳐대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빠르게 움직이던 시선을 멈추고 귀 기울이게 하는 목소리도 있다.


RAWROW 가 휴면 계정 전환을 안내하는 방법


우리는 고객과 우정도 쌓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픈율을 높이기 위한 화려하고 시끄러운 제목이 가득한 메일함 속, '로우로우'는 이렇게 말을 거는 방식을 택했다. 다른 서비스로부터도 늘 받는 내용인 휴면 계정이 되기 전 사이트를 다시 방문해달라는 메일이었지만, 왠지 이들이 하는 말을 정성스레 읽어내려가게 되었다. 마치 오랜만에 친한 친구에게서 받은 메일을 열어보듯이.


쌓여가는 메일함 속, 그냥 '고객님의 계정이 휴면 처리 예정입니다.' 라는 제목의 이메일이었다면 이 브랜드는 내 시간과 감정을 점유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해 알려야만 하는 정보를 알려주는 자동발신되는 CRM 이메일이지만, 로우로우는 이런 사소한 접점도 놓치지 않고 '사람같은 브랜드'로 고객과 소통하는 기회로 삼았다.




그런데, 이건 엄밀히 말하면
UX writing 이 아니지 않나?



'UX writing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서, 웬 가방 만드는 브랜드 이야기야? 아니지, 이메일 제목은 웹 상에 쓰여져 있는 writing이니까.. UX writing이 맞나? 그래서 UX writing이 도대체 뭔데!'


혹자 UX writing과 다른 writing을 구분짓는 기준으로, 소프트웨어라는 맥락(Context)과 IT 회사라는 writing의 주체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위 사례는 IT 서비스가 아닌 제조업 기반의 제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UX writing이 아닌 것일까? 아니면, 온라인 상에서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UX writing이 맞을까?

사실 이 부분은 내가 UX writing 사례를 찾아보면서도 계속해서 혼란스러웠던 지점 중 하나기도 했다. 꼭 IT 서비스, UI 화면 상의 글이 아니더라도 유저 관점을 고려한 훌륭한 writing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나는 그냥 이렇게 정의내리고 이해하기로 했다.

 


UX writing 은 유저의 경험을 고려하는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관점이다.



'사용자 경험'이 얼마나 넓은 범주인지를 떠올려 봤을 때, UX writing 또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UX writing 관점에서 오프라인이나 기존 매체를 살펴보면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글쓰기’ 라는 UX writing의 본질을 너무나 잘 담고 있는 writing도 많기 때문이다.

유저 입장에 초점을 맞춰 '폐문'을 바꿔 쓴 오프라인 UX writing 사례


물론 IT 서비스라는 환경의 특수성(Google I/O '17 영상 참고)으로 인해 고려해야 할 점들이 더 많지만,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그 본질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서비스를 사용할 유저의 경험을 세심하게 고려하며 UI/UX 를 디자인하듯, 디지털 환경에서 쓰여지는 글을 사용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쓰는 것이 바로 UX writing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모든 UX writing은
유저 입장을 더 깊이 고민해야만 한다


나는 IT 서비스 회사에서 콘텐츠로 잠재 고객을 끌어당기는 오가닉(Organic) 브랜드 콘텐츠를 만들어왔었다. 어쩔수 없이 보게 되기도 하는 paid 광고 콘텐츠와는 달리, 오가닉 콘텐츠는 브랜드의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철저히 유저가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로 그들을 끌어당겨야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 서비스가 하는 (콘텐츠)  기울이게 하면서도, 우리 서비스의 브랜드다움을 드러낼  있을까?'라는 고민을 계속해왔기에, 서비스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사용자 입장에서 깊이 고민해야만 하는 UX writing 관점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다.

앞으로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글쓰기> 매거진에서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와 만나는 수많은 접점에서 말을 걸며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서비스 브랜드를 경험할  있게 하는 UX writing 공부하며 나만의 기준을 세워나가는 과정을 담아보려고 한다. (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위해 나도  모르지만 공부하며 들었던 생각들과 모은 사례들을 공유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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